(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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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은빈이 곧 ‘연모’ 서사의 완성이었다.


KBS 2TV 월화 드라마 ‘연모’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초반부터 탄탄히 쌓아올린 서사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박은빈의 연기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연모’ 지난 12회에서는 죽은 오라비를 대신해 여인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왕세자로 살아온 이휘(박은빈)의 비밀스러운 서사가 새 국면을 맞이했다. 창운군(김서하)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왕세자의 자리에서 내려온 휘는 아버지 혜종(이필모)의 명에 따라 귀양길에 나섰다. 하지만 떠나기 전 이현(남윤수)과 혜종에게 오래토록 감춰온 비밀을 들켜버린 탓일까 휘의 발걸음에는 슬픔보단 홀가분함이 서려있었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바로 왕세자 폐위부터 강화도로의 귀양 모든 것이 아버지 혜종이 열어준 ‘기회의 길’이었던 것.


이현과 윤형설(김재철)의 도움으로 무사히 행렬에서 벗어난 휘는 혜종이 전한 선물과 친서를 받아들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간 하나뿐인 딸을 지켜내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했던 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편지가 그의 가슴을 후벼팠기 때문이다. 결국 혜종이 선물한 여인의 옷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휘의 모습은 비운의 부녀 이야기를 완성시키며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한편 아버지의 뜻에 따라 왕세자가 아닌 평범한 여인으로 돌아갈 기회를 얻은 휘는 정지운(로운)과의 전화위복 로맨스를 그려갔다. 궁궐을 떠나기 전날 밤, 폐전각에서의 입맞춤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관군을 피해 사랑의 도피를 떠났다. 그렇게 깊은 산속에 도착한 휘는 그동안 꽁꼼 감춰둔 비밀을 지운에게 꺼내 보였고, 당혹스러움과 가슴 벅참, 그리고 불안함이 뒤섞인 눈빛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모습은 ‘휘운 커플’의 로맨스 제 2막을 기대케하며 엔딩을 맞았다.


이처럼 박은빈은 ‘연모’가 중반부를 넘어선 지금, ‘이휘’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서사들을 하나 둘 연결시키며 폭발적인 감동과 재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드러내지 못했던 딸로서의 휘, 그리고 한 사람의 정인으로서의 휘까지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양면적인 면모들을 풍성하게 담아내는 그의 입체적 연기는 극의 관계성을 더욱 촘촘히 엮으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는 중이다.


이휘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흡입력 있는 연기로 그려가고 있는 박은빈의 활약이 기대되는 ‘연모’는 매주 월, 화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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