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승자' 제작발표회
PD "'개콘'과 달라, 경쟁 있다"
개그맨들 "다시 불러줘 영광"
'개승자' 박준형 김대희 김성주 김민경 이수근 김준호/ 사진=KBS2 제공
'개승자' 박준형 김대희 김성주 김민경 이수근 김준호/ 사진=KBS2 제공


KBS가 개그맨들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이를 갈고 돌아온 개그맨들은 과거 화려했던 코미디의 부활을 위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인다. KBS2 새 코미디프로그램 '개승자: 개그로 승부하는 자들'(이하 '개승자')을 통해서다.

12일 '개승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개그맨 박준형, 김대희, 김준호, 이수근, 김민경이 참석했고, 사회는 김성주가 맡았다.

'개승자'는 '개그콘서트' 이후 KBS가 1년 5개월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유명 개그맨들이 총출동해 4개월 동안 최종 우승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펼쳐진다. 매 라운드 시청자 투표로 생존 결과가 좌우된다.

이날 박준형은 "참여하게 돼 감동적이고 감사하다. 1년 5개월간 기다림이 있었는데 멋진 개그로 회수해보고 싶어서 나왔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희는 "KBS에 내로라하는 개그맨들이 나왔다. 1년 5개월동안 내놨다가 다시 불러주셨다. 기다린 만큼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준호는 "긴장하면 지고, 설레면 이긴다는데 긴장된다. 망했다. 다들 생각보다 잘 짜왔다. 이렇게 개그맨들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많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수근은 "진짜 오랜만이라 긴장된다. 단순 개그 무대가 아니라 경연이 붙어서 긴장감이 더한다. 탈락도 있고 진출도 있어서 이대로 몇 라운드 안 돼서 떨어지면 어떻게 상처를 치유받아야할지 고민된다.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경은 "개그 13년차인데도 (여기서) 막내"라며 "내가 팀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컸는데 새로움과 젊음으로 도전해봤다. 상금도 크게 있더라. 욕심내서 왔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조준희 PD는 "쟁쟁한 '개콘' 출신들을 지상파 코미디의 부활을 걸고 모아봤다. 그냥 모이면 심심할까봐 살벌한 경연을 걸었다. 웃긴 자들만 사람 남는다"고 설명했다.

조 PD는 '개콘'과의 차별점에 대해 "1년 5개월 공백기 동안 개그맨들이 다른 곳에서 활동했지만 무대에 올라가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는 않다. 시동을 열심히 걸고 있는 상태라 '개콘'과 다르다"며 "시청자 중에 '개콘'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도 많아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개콘'에서 가져가고 싶은 게 경쟁 시스템이었다. 과거에는 내부에서 경쟁을 하다가 무대 위에 올라갔던 반면에, 그런 전 과정을 프로그램화한다는 게 있다. 거기서 생기는 웃음과 긴장이 더해져 매력이 있을 것"이라며 "그 긴장감을 살려줄 전문 MC 김성주가 있고, 우리 연기자들을 믿는다"고 자신했다.

이에 김성주는 "전에는 재미가 없으면 모두 편집했는데 이번엔 그런 게 없다. 민망한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고, 박준형은 "편집은 없고 탈락은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준형은 "김준호, 김대희, 이수근, 김민경이 다들 바쁜 사람들인데 코미디를 하겠다고 나온 모습이 사실 감동적이었다. 내가 가장 형인데 너무 고맙고 덕분에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개콘'이 끝난 뒤 후배 중에 배달하다가 만난 친구도 있고, 건설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었다. 무대에 대한 꿈을 갖고 들어오자마자 다른 곳으로 가게 돼 씁쓸했다. KBS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쏴줘서 너무 고맙다"며 "여기서 떨어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은 명절 같다. 다들 서로 챙겨주려고 한다. 개그맨들의 고용 문제가 조금 해결돼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수근은 "늘 마음속으로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며 "오랜만에 무대에서 웃고 즐겼던 멤버들을 만났는데 KBS가 다시 활기차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조금 부활된 것 같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대희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하겠다고 했다. 너무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수근은 "이 사람은 왜 안나왔냐는 개그맨들도 있는데 직접 만나서 여쭤보면 부담감이 크더라"라며 "우리 하는 것보고 용기를 얻어서 더 많이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대희는 "박성호가 출연 명단에 없길래 전화를 했는데 섭외 전화가 안왔다고 하더라. 괜히 내가 물어봐서 미안한 마음에 선배인데 우리 팀원으로 데려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준형은 "아내 김지혜가 커피차를 200인분 사비로 보내줬는데 오늘 떨어지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었다"며 "모든 프로그램이 흥망성쇠가 있는데 잘 될 때의 느낌이 있다. 서로 견제하고 발버둥치려는 시스템에서 양질의 개그가 나왔다. 그걸 이번에 느꼈다. 정말 으쌰으쌰 더 잘하고 경쟁하려는 느낌이 있어서 좋다. (내가) 오래 버텨야 하는데 걱정된다"고 했다.

우승 후보를 묻자 김민경은 "만만하게 본 팀도 있었는데 직접 본 순간 떨어질 팀이 없는데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었다"며 "'개콘' 회의할 땐 재밌는 게 나오면 다음주로 빼놓기도 했는데 지금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다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희도 "만만한 팀이 없다. 우승후보였던 팀이 탈락 후보가 되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만만한 팀은 김대희 팀이다. 나랑 자꾸 비교하는데 자존심 상한다"고 했다. 이수근은 " 99명의 판정단이 있는데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다르다. 개그를 받아들이는 게 많이 바뀌었다. 후배 팀들의 반응이 세더라. 우승은 후배 팀에서 나올 것 같다"며 "뒷심은 선배들이 있어서 초반 라운드를 어떻게 견뎌내는 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수근은 "웃긴 사람으로 남고 싶은데 일찍 탈락하게 돼서 감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부담감이 있다"면서도 "어디까지 내가 갈 수 있는지 욕심도 있다"고 했다.

김민경은 "우리는 진 팀이 무대에 계속 남아있는데 그게 너무 두렵다. 저게 내 모습이 될까봐 모니터를 보면서도 즐겁지가 않다"고 귀띔했다. 박준형은 "남아 있는 팀장의 얼굴이 점점 흙빛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는 "'개콘'에선 얼굴이 알려진, 경력이 많은 개그맨 위주로 짜여졌다면 '개승자'는 그런 게 없다. 누굴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재밌지 않다. 보시기에 신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형은 "팀원도 팀장이 알아서 구해야 한다. 게스트도 알아서 데려와야 한다. 100% 경연이라 더 어려웠다"면서 "그래서 더 볼 만 하다. 사람 구하기가 힘들었다. 나랑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김준호는 "쌍둥이가 나와 개그를 같이 오래 했는데 이미 캐스팅 됐다더라. 내가 그렇게 챙겨줬는데 다른 팀에 갔다"고 귀띔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첫 진행을 맡은 MC 김성주는 "흐트러질 수 있는 분위기를 팽팽하게 조여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13팀이 긴장감을 갖고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1라운드 녹화를 본 결과 솔직하게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13팀 중에 10팀 정도는 경쟁력 있다. 너무 안일하게 프로그램에 접근한 팀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우승 후보에 대해선 박준형 팀을 꼽았다. 그는 "박준형 개그를 본 입장에서 관록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1라운드 위기였다"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승부처는 절실함에 있다. 절실한 팀이 이긴다. 이름값 가지고 평가했다가는 예상 밖의 결과를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S 정규 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하는 김성주는 "초등학생들이 좋아해야 프로그램이 잘 된다"며 "무대가 재밌어야 진행도 잘 되는데 1라운드에서 내 톤이 제대로 살았다"고 귀띔했다.

눈여겨 볼 코미디언을 꼽아달란 요청에 김대희는 KBS 31, 32기 개그맨으로만 이뤄진 막내팀을 꼽았다. 박준형과 김민경도 입을 모아 우승후보라고 극찬했다. 이수근은 "이승윤 팀장이 칼을 갈았다. 1라운드 보고 많이 놀랐다. 에너지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변기수 팀을 꼽으며 "크루들의 호흡이 너무 좋다. 짜놓은 코너도 많다"고 했다.

각오를 묻자 박준형은 "우리 팀에 서남용이 있는데 상금을 집 보증금에 보태주기로 했다. 평상 있는 옥탑방으로 옮겨줘야 한다"며 "목표는 우승이지만 몇 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며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희는 "우리는 기수 상관 없이 상금을 공평하게 N분의 1 하기로 했다"며 "웃음이 필요한 곳에서 무료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준호는 "내가 하고 있는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우승한 팀이 있으면 해외 코미디 페스티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수근은 "나는 상금을 안 갖고 멤버들끼리 나누기로 했다"며 "우리 팀이 우승하면 멤버들을 데리고 KBS 새 프로그램을 하겠다. 우승팀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걸 봐야 다른 팀도 계속 도전을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경은 "우승 공약으로 기부를 얘기한 적 있는데 팀원들이 사실 (생계가) 너무 힘들다더라. 그게 현실"이라며 "나도 상금을 갖지 않겠다"고 했다.

김대희는 "개그맨들이 열심히 안 하면 안되는 시스템을 제작진이 짜놨다. 요새는 후배들이 연습하자고 먼저 연락이 오는데 속으로 '진작에 그렇게 하지'라는 생각도 있다"며 "매 라운드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준호는 "신동엽이 야햔 얘길 하면 괜찮고 내가 하면 기분 나쁘다 한다"며 "노인 비하, 여성 비하, 반려견까지 요새는 개그를 아예 못한다. 그런 의도가 아니다.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고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수근은 "가족이 다같이 모여서 웃었던 기억이 없으실 것 같다. 온가족이 다시 한번 방안에 모여 큰 웃음소리 나올 수 있게 준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민경은 "요즘 코미디언들이 너무 행복하다. 받은 만큼 꼭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개승자'는 13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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