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주연 '구경이', 韓 넷플릭스 1위
트렌디한 연출+흥미로운 전개+배우들의 열연 '호평'
입소문 탄 '구경이', 시청률 반등까지 성공할까
 배우 이영애./사진=텐아시아DB
배우 이영애./사진=텐아시아DB
배우 이영애가 어두운 JTBC 드라마의 한 줄기 빛이 됐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2%대의 저조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지만, 입소문을 타며 OTT에서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 이영애의 망가짐을 불사한 파격 변신을 필두로 B급 장르물을 내세운 기발한 연출,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이뤄낸 결과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구경이'는 일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이영애 분)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 이영애가 헝클어지고 떡진 머리에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게임 폐인'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기대와 달리 '구경이'의 시청률은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1회 2.6%로 시작해 4회까지 방송된 지금 역시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전작 '인간실격'이 1~2%대를 기록했던 죽은 자리라는 핸디캡과 오후 10시 30분이라는 늦은 시간대의 영향도 컸다. 하나의 웹툰을 보는 듯한 만화적인 연출로 B급 장르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기에 시청층이 대중적이진 않지만, 기발한 캐릭터와 설정들이 시선을 사로 잡기 때문.
'구경이' 메인 포스터./사진제공=JTBC
'구경이' 메인 포스터./사진제공=JTBC
그러나 시청률과 달리 각종 커뮤니티에는 '구경이'에 대한 작품성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하나의 웹툰을 보는 듯한 트렌디한 연출과 적재적소에 가미된 BGM, 의심러 탐정과 천진난만 사이코패스의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주제가 몰입도를 높인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입소문 끝에 '구경이'는 지난 7일 방송된 4회를 기점으로 8일과 9일 연속 넷플릭스 한국 인기 TV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루 만에 5단계 상승한 수치로,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과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들을 제치고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흥행 중심에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이영애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 타이틀롤 구경이 역을 맡은 이영애는 전직 경찰이었으나 현재는 게임 중독, 알코올 의존에 빠진 집순이 캐릭터로 분해 망가짐을 불사한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슬랩스틱을 선보이며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망가진 차림새와 달리 추리를 펼치는 이영애의 우아한 목소리는 기괴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다. 방송 초반 구경이 캐릭터가 이영애와 어울리는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이미지와 맞물려 이영애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구경이' 이영애/ 사진=JTBC 제공
'구경이' 이영애/ 사진=JTBC 제공
여기에 앳돼 보이는 순수한 얼굴로 죄책감 없이 사람들을 죽이는 케이(김혜준 분)의 소름끼치는 모습과 알몸으로 수사를 의뢰하는 용숙(김혜숙 분), 남들 앞에서 벙어리 행세를 하는 조력자 산타(백성철 분)의 의뭉스러움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극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말 늦은 시간대 본방송을 챙겨보기보다, OTT로 보는 시청층이 많다는 뜻이기도.

'구경이'가 이러한 기세를 몰아 시청률도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체면을 지킨 이영애가 당당히 '퀸'의 타이틀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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