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인터뷰
"구웅과 싱크로율? 거의 안 비슷해"
"시즌2 아직 연락 없어, 가발 반납했다"
"유미와 이별 이유? 시청자들이 판단해 주길"
[TEN인터뷰] '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시즌2 대본 못 받아, 열린 결말 만족해요"




배우 안보현의 성장세가 무섭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에서 존재감 강한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더니 1년 만에 어엿한 주연 배우로 거듭난 것. 드라마 '카이로스'를 거쳐 넷플릭스 '마이 네임', 티빙 '유미의 세포들'까지 매 작품 변신을 거듭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하고 있는 안보현을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제가 생각한 인생 그래프보다는 훨씬 빠른 것 같아요. 배우를 시작하며 언젠가는 주인공을 하겠지 하는 생각은 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올라왔죠. 그래서 더 압박감이 큰 것 같아요."

안보현은 최근 종영한 '유미의 세포들'에서 유미(김고은 분)의 남자친구이자 게임개발자 구웅 역을 맡아 웹툰 원작 싱크로율 100% 선보였다. 구웅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 긴 머리, 까무잡잡한 피부 톤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낸 안보현은 "사실 감독님은 굳이 원작대로 싱크로율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내가 웹툰 원작인 '이태원 클라쓰'를 했을 때 싱크로율을 최대한 맞추고 임하니 나도 좋은 에너지를 받지만, 원작 팬들도 너무 좋아해 주더라. 입체감 있게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아서 구웅도 원작 그대로의 모습을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아 감독님에게 내가 준비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구웅의 긴 머리 스타일을 위해 한여름에도 가발을 착용한 안보현. 그는 "내가 목 위로만 땀이 많다. 그래서 여름에는 뜨거운 걸 먹지도 못했다. 점심에는 다 식은 돈가스나 냉모밀, 닭가슴살을 먹으며 촬영했다"며 "머리 긴 여성, 남성분들 존경한다. 머리 말리고 하는 게 예삿일이 아니더라. 반은 내 머리, 반은 가발이었지만, 그것조차도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구웅과의 내적 싱크로율은 어떨까. 안보현은 "구웅은 답답함의 끝판왕이다. 자존심도 강하다. 그래서 나와는 싱크로율이 잘 맞지는 않는다. 비슷한 점을 찾는다면 아픔이 있거나 슬픔이 있을 때 표출을 안 하고 타인에게 공유를 잘 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애 스타일의 싱크로율은 0%라고.

"전 연인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러면 득이 될 게 없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죠."
[TEN인터뷰] '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시즌2 대본 못 받아, 열린 결말 만족해요"
구웅은 뼛속까지 공대생으로 단순하지만 담백함이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늘 마음속의 1순위는 자기 자신이라 자존심이 강하고 표현이 서툴고 감정 기복이 크지 않아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특히 '여사친' 서새이(박지현 분)를 확실하게 끊어내지 못해 분노를 유발하기도 했다.

안보현은 "나 역시 대본을 보면서 너무 답답했다. 유미와 새이가 신경전을 벌이는데 '유미야 그만해'를 외칠 일인가. 나도 받아들여지지 않더라. 포옹으로 화해할 일인가도 싶었다. 여자친구고 내 사람인데 소중함을 못 느끼는 것 같았다. 내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이해 가지 않았던 장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미의 세포들' 마지막 회에서는 구웅과 유미는 이별을 맞이했다. 구웅은 유미에게 이별카드를 건넸지만, 이별을 결심한 구웅의 속사정은 들려주지 않았다. 이러한 결말에 안보현은 "이러한 이별에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내 생각에는 시청자들이 자유롭게 판단하라는 열린 결말 같았다. 구웅의 회사가 망해서 그런 건지, 유미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 놓아 주는 건지, 끝까지 자존심을 부리는 건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결말 같았다"고 말했다.

"그 장면을 연기하는데 이별에 심취해서 눈물이 글썽거렸죠. 그런데 감독님이 눈물을 흘리면 이별의 이유에 대한 답을 주는 게 될 것 같다고 해서 눈물 없이 다시 연기했어요. 저도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박수칠 때는 못 떠났지만, 그때 가는 게 맞지 않았을까요?(웃음)"
[TEN인터뷰] '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시즌2 대본 못 받아, 열린 결말 만족해요"
'유미의 세포들'을 통해 첫 로코물에 도전한 안보현. 로맨스에 대한 갈증이 풀렸냐고 묻자 안보현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자꾸 죽고, 짝사랑하고, 수감 된다. 다음에는 제대로 '달달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로맨스 연기를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공교롭게도 안보현은 '마이 네임'에 이어 '유미의 세포들'까지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안보현은 "'유미의 세포들'이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의 결합 작품이라고 해서 어린 애들이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 않나. 베드신과 키스신이 있음으로 인해 어른 연애, 30대 나이에 걸맞은 연애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세포들 중 가장 애정 갔던 세포를 묻자 안보현은 "웅이 세포 중에 가장 놀랐던 세포는 개구리가 탈을 쓴 사랑 세포였다. 탈을 벗을 때 징그러우면서 너무 놀랐다. 그때부터 애니메이션에 빠졌다. 대박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안보현의 프라임 세포는 무엇일까. 안보현은 "저도 개구리라고 할까요?"라고 웃으며 "오지랖일 수 있지만, 타인을 치유해주고 이야기 들어주고 하는 것들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시즌2요? 아직 나온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어요. 대본도 못 받았고요. 가발은 반납한 상태입니다. 하하."
[TEN인터뷰] '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시즌2 대본 못 받아, 열린 결말 만족해요"
평소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냐고 묻자 안보현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있지만, 안 하면 근질근질하다. 일주일 정도 운동을 쉬면 근육통이 오는 게 싫어서 하게 되는데, 사실 운동으로 스트레스가 풀리진 않는다"며 "하루에 닭가슴살을 몇 팩씩 먹는다. 운동선수를 했기 때문에 몸이 좋은 게 아니라 노력으로 만들어 낸 거다. 나 역시 운동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진다. 운동도 나에겐 하나의 일이자 압박이다. 볼 안쪽을 깨물어 보면서 살이 쪘는지 확인하고, 식단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우고 빼고, 삭발하는 건 전혀 부담감이 없어요. 그런 건 저에게 가장 큰 무기이자 정신력이죠."

3달째 금주 중이라는 안보현은 "원래 술을 좋아하는데 안 마신 지 세 달 됐다. 작품 때문도 있지만, 최근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건강이 조금 안 좋아서 이왕이면 술을 안 마시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TEN인터뷰] '유미의 세포들' 안보현 "시즌2 대본 못 받아, 열린 결말 만족해요"
안보현은 최근 tvN 새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 촬영을 시작했다. '군검사 도베르만'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 분)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 분)이 만나 군대 내의 악을 타파하는 이야기. 내년 방송 예정이다.

안보현은 "넷플릭스 'D.P.'(디피)가 군 수사물이라면 우리는 군 법정물로 법을 다스리는 내용이다. 군법정물은 국내서 처음 시도되는 거라 부담감이 있었는데, 작가님이 워낙 법정물을 많이 다룬 분이다. 스펙타클한 액션 느낌도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군검사 도베르만'으로 첫 타이틀롤에 이름 올린 안보현. 그는 "주연의 부담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촬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체력관리를 안 하면 큰일 나겠더라. 이걸 잘 해내지 못하면 큰일 난다는 부담감이 커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이 작품도 도전이다. 군검사라 군인 용어와 검사 용어 특유의 말들이 공존한다. 연습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인으로서 다부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벌크업도 했다는 안보현은 "작품 중 제일 벌크업하지 않나 싶다. 노출 장면이 있지는 않은데 강인한 군인이자 검사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열심히 벌크업하고 있다. 군인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일푼으로 서울에 와서 연기 학원 다닐 돈을 구하러 알바를 했고, 좋은 대표님을 만나 현장에서 단역부터 연기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 저의 위치가 얼마나 높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탄탄대로를 달리는 박서준, 김수현 등 동갑 친구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늘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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