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키마이라' 촬영 당시 스태프 성추행 논란
편성 표류 하다 2년만 OCN 편성
소극적 홍보에 시청률 낮아
몰입감 넘치는 전개+배우들 열연 '호평'
OCN 드라마 '키마이라' 포스터 / 사진제공=OCN
OCN 드라마 '키마이라' 포스터 / 사진제공=OCN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2년 만에 빛을 본 '키마이라', 낮은 기대 속 높은 완성도로 '호평'

스태프 성추행 논란으로 제작 당시부터 구설수에 오른 '키마이라'가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거듭된 편성 연기에 골칫거리로 전락하다 OCN을 통해 빛을 보게 된 것. 그러나 베일을 벗은 '키마이라'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연쇄폭발 살인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열연, 감각적인 연출까지 장르물로서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며 존재감을 확실히 발산했다. 그야말로 '수작의 탄생'이다.

OCN 새 토일드라마 '키마이라'는 강력계 형사 재환(박해수 분), 프로파일러 유진(수현 분), 외과의사 중엽(이희준 분)이 각자 다른 목적으로 35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폭발 살인사건, 일명 '키마이라'의 진실을 좇는 내용을 담은 추적 스릴러.
배우 박해수, 수현, 이희준./사진=각 소속사 제공
배우 박해수, 수현, 이희준./사진=각 소속사 제공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박해수와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등에 출연하며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 수현, tvN '마우스', 영화 '남산의 부장들'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희준이 주연을 맡아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키마이라'가 빛을 보기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촬영 중이었던 2019년 6월, 제작진 회식 자리에서 조연출 A씨가 스크립터 B씨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 여기에 수습 과정에서 프로듀서 C씨가 B씨에게 '피하지 않은 너의 잘못'이라며 2차 가해까지 저질렀다. 이에 제작사 측은 급히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해당 조연출과 프로듀서를 하차시켰지만 논란은 사그러지지 않았고, 드라마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촬영은 이후 한 달 만에 재개됐으나 이미 '키마이라'는 성추행 논란 드라마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그래서일까. '키마이라'는 2019년 촬영이 모두 완료됐음에도 편성에 난항을 겪었다. 말이 좋아 사전제작 작품이지 그저 갈 곳 없이 표류한 것이다. 무려 130억이 들어간 작품임에도 말이다.
/사진=OCN 토일드라마 '키마이라' 스틸컷
/사진=OCN 토일드라마 '키마이라' 스틸컷
사실상 '키마이라'가 2년 만에 편성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징어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박해수와 '마우스'의 흥행으로 주목받은 이희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연 배우들이 올해 이렇다 할 활약을 이뤄내지 못했다면 '키마이라'는 여전히 편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을 거다.

가까스로 OCN에 편성을 받았지만, 이 역시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기는 부족했다. OCN이 '장르물 명가'로서의 입지를 잃어버린 지 오래됐기 때문. 올해 방송된 '타임즈', '다크홀' 모두 부족한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고, '다크홀'은 0%대라는 저조한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OCN 흑역사를 남겼기에 '키마이라'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여기에 OCN 역시 '키마이라'의 논란들을 의식한 건지, 애초에 기대를 접은 건지 첫 방송 전에 진행하는 제작발표회 역시 생략하는 소극적인 홍보를 보였다. 이에 5개월만 부활한 OCN 드라마 '키마이라' 첫방 시청률은 0.8%로 뼈아픈 수치를 맛보게 됐다.
'키마이라' / 사진 = OCN 제공
'키마이라' / 사진 = OCN 제공
그러나 베일을 벗은 '키마이라'는 첫회부터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과감한 연출로 낮은 시청률에 대한 걱정을 말끔히 지워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차량 폭발 사건과 35년 전 '키마이라' 사건과의 연결성에 대한 의문부터 이희준 정체에 대한 호기심, 박해수와 수현의 팀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특히 폭발 테러가 무색무취인 산소의 농도를 이용해 작은 불씨만으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는 설정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밀폐된 방 안에 갇혀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처한 박해수가 창문을 깨고 몸을 날려 목숨을 구한 장면은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2회서도 놀라움은 계속됐다.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분사됨과 동시에 사람이 화염에 휩싸이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긴 것. 또한 현재 피해자들이 35년 전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두 사건 사이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에 시청률도 1.4%로 소폭 상승했다.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을 낸다고 했던가. 의도치 않았던 긴 표류의 시간이었지만, 그만큼 높은 완성도로 보답하고 있는 '키마이라'가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며 OCN의 '장르물 명가' 타이틀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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