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 김지은 인터뷰
"박하선 몫과 내 몫은 달라, 하차 후에도 부담 없었다"
"유오성 최후 아쉽다고? 유제이로서는 감사한 결말"
"연기대상 신인상 기대 안 해, 참석만으로 영광"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제게 '검은 태양'은 말 그대로 검은 태양으로 남을 것 같아요. 한계를 깨닫고 아쉬웠던 부분은 검고, 많은 격려와 가능성, 사랑을 받은 건 태양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요. 호호."


2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김지은이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이 어떤 의미로 남을지 단어로 정의해달라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검은 태양'은 일년 전 실종됐던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 한지혁(남궁민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배신자를 찾기 위해 조직으로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 중 김지은은 다방면에서 특출한 재능을 가졌으나 평범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한 국정원 현장 요원 유제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지은은 "첫 주연작인 만큼 부담도 많았고, 그만큼 배운 현장이었다. 모든 작품이 소중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종영 소회를 밝혔다.

'검은 태양'은 150억 대작에 MBC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며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지은은 "초반에는 그저 기쁘고 설레기만 했다. 대중들에게 나라는 사람을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니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 혼자 고민을 많이 하다 감독님과 선배님께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이게 맞는지 물어보며 극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주연이라 저를 믿지 못한 부분도 있고, 불안함과 조급함도 있었는데 천천히 해보자는 믿음으로 조금씩 나아가다 보니 부담감이 없어졌어요."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유제이는 작품 초반 흑막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안게 하는 인물이었다. 김지은 역시 이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중점을 뒀다며 "흑막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을 안겨주고 싶어 더 흑막이 아닌 것처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그래야 '왜 저렇게까지 적극적이지? 무슨 의도로 접근하는 거지?' 하는 의심을 들 것 같았고, 유제이가 배신하는 장면에서 더욱 시청자들이 배신감을 느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검은 태양' 최종회는 전국 시청률 8.8%(닐슨코리아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11.4%까지 치솟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간 시청률 0%대까지 추락하며 부진의 늪에 시달리던 MBC로서는 올해 최고의 성적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시청률과 화제성에 만족하냐고 묻자 김지은은 "'검은 태양'이라는 작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성적에는 연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검은 태양'은 높은 화제성만큼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검은 태양'이 강렬했던 초반부에 비해 극이 전개될수록 힘이 빠진다는 반응을 보이며 계속되는 반전과 떡밥들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후반부 약해진 액션 규모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반응에 김지은은 "'검은 태양'은 보면 볼수록 재밌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대본을 보고 또 보니 새로 보이는 부분이 생기고, 사람마다 다른 입장이 보이더라. 어려운 내용이 많고, 전문 용어가 많아서 매주 끊어서 보면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다시 보기로 한 번에 몰아보실 수 있으니 이해하기 빠르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은 태양'은 방송 6회 만에 여자 주인공 서수연(박하선 분)이 죽음으로 하차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에 김지은은 "박하선 선배님도 알고 있던 부분이기도 했고, 오히려 그런 새로움에 매력을 느꼈다더라. 나 역시 서수연의 죽음 이후 내가 메인 여주라는 부담감이나 책임감을 느끼진 않았다. 박하선 선배님이 해야 할 몫과 내가 해야 할 몫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강 빌런' 백모사(유오성 분)의 최후가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복수를 이어오다 돌연 딸 유제이를 보고 망설이다 죽음에 이르기 때문. 유오성 배우 역시 앞서 인터뷰에서 "빌런이 큰일 벌일 줄 알았더니 딸바보로 끝났다"고 말하기도. 이러한 결말 김지은은 "유제이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죽은 건 마음 아프지만, 딸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고 인질들을 죽였다면 너무 속상했을 것 같고, 반대로 죽지 않았다면 흐지부지 끝나지 않았을까. 유제이에게는 너무 감사한 결말이었다"고 말했다.

"백모사가 딸바보이긴 했지만, 결국 딸 유제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아요. 그게 참 마음 아팠던 것 같습니다. 알아보고 멈칫하고서 끝났으면 딸바보로 보였겠지만, 못 알아보고 끝나서 더욱 먹먹했어요."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남궁민, 유오성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김지은은 "연기적으로 많이 배웠다"며 "남궁민 선배는 나에게 많이 피드백을 해줬다. 직접 체크해주기도 했다. 유오성 선배는 격려를 많이 해줬다. 격려에 힘입어서 유대감과 애틋함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은 태양' 남자 주인공 남궁민은 캐릭터를 위해 14kg를 벌크업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지은 역시 남궁민의 노력에 감탄하며 "운동으로 몸을 만든 걸 보고 대단한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 내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외적인 모습도 한지혁으로 준비해왔구나 느꼈다. 힘들었을 텐데 티내지 않고 '제가 할 일인걸요' 하면서 묵묵히 작품 끝날때까지 관리하는 걸 보고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은은 "나 역시 첫 주연작이라 예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지만, 국정원 현장 요원 다운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했다. 피부가 하얀 편이라 남자 BB크림으로 톤다운을 했고,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머리도 질끈 묶었다. 다나까 말투를 연습하기 위해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의상에도 포인트를 줬다는 김지은. 그는 "실제 국정원 요원들은 정해진 의상이 없고, 깔끔하게만 입으면 된다고 해서 정장 스타일에 운동화로 포인트를 줬다. 정장은 유제이의 감정선에 따라 컬러감을 달리했다. 초반에는 밝다가 중반부에는 톤 다운되고, 후반에는 블랙 위주의 의상이다. 마지막에는 다시 베이지 컬러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지은./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올해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 기대하는지 묻자 김지은은 "시상식이라는 곳이 모든 배우에게 선망의 장소지 않나. 그곳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이라 상을 기대하진 않는다. '검은 태양' 배우로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부터 너무 설렌다"고 미소 지었다.

김지은의 차기작은 내년 방송 예정인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검은 태양'에 이어 주연을 맡게 된 그는 이준기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지은은 "유제이와 비슷한 점은 똑똑한 친구라는 점이다. 안목도 좋고 선견지명도 있다. 살짝 다른 부분은 사랑도 많이 받은 친구고 외적으로도 깔끔하고 화려하다. 내적인 말투나 성향도 조금은 사랑스럽고 주체적으로 자기 할 말을 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아직 이준기 선배님을 몇 번 뵙지는 못했지만 잘 맞춰주고 챙겨주시더라고요. 남궁민 선배님과의 케미스트리 만큼 이준기 선배님과의 케미스트리도 무척 기대돼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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