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고현정, 역대급 다이어트로 완성한 비주얼 연일 화제
'너를 닮은 사람' 시청률 2회 만에 2%로 하락세
배우 화제성에 비해 저조한 성적
'너를 닮은 사람' 메인 포스터/ 사진=JTBC 제공
'너를 닮은 사람' 메인 포스터/ 사진=JTBC 제공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고현정은 '핫' 한데, 드라마는 '미지근'

역대급 다이어트에 성공한 배우 고현정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작품으로까진 이어지지 못하는 걸까. JTBC 새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이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대로 추락,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너를 닮은 사람'은 아내와 엄마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던 여자 정희주(고현정 분), 그리고 그와의 짧은 만남으로 제 인생의 조연이 되어버린 또 다른 여자 구해원(신현빈 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너를 닮은 사람'은 방송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2년만에 복귀하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고현정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을 통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신현빈의 조합이 이목을 끌었기 때문. 무엇보다 '고현정 다이어트'가 가장 큰 화두였다.
배우 고현정./사진제공=JTBC, 백상예술대상
배우 고현정./사진제공=JTBC, 백상예술대상
지난 5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 시상자로 참석한 고현정이 전신 실루엣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누드톤 드레스를 입고 등장, 2019년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 출연 때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홀쭉해진 몸매와 얼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시 고현정은 '너를 닮은 사람' 촬영 중이었기에 이러한 관심은 드라마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고현정이 '너를 닮은 사람' 촬영장에서 찍은 사진들은 매번 화제를 모았고, 호피 원피스를 입고 각선미를 뽐낸 티저 영상과 제작발표회 비하인드컷 등 고현정의 몸매에 관한 기사들은 끊임없이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너를 닮은 사람'이 JTBC 시청률 부진의 맥을 끊어낼 수 있을 거란 희망 역시 높아졌다.
'너를 닮은 사람' 첫 회/ 사진=JTBC 제공
'너를 닮은 사람' 첫 회/ 사진=JTBC 제공
지난 13일 베일을 벗은 '너를 닮은 사람'은 오프닝부터 미스터리 스릴러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희주의 가족이 그려진 캔버스 위에 선명하게 피가 튀는 장면과 함께, 정희주가 다급히 바닥에 튄 핏물을 닦아내는 모습이 이어졌고, 홀로 저수지로 향해 배 위에서 무언가를 던져 가라앉힌 모습이 담겨 충격적인 사건의 내막을 궁금하게 했다.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한 정희주와 구해원의 밝혀지지 않은 과거 전사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희주에게 접근하려고 의도적으로 정희주의 딸 리사를 폭행하고 복수를 꾀하는 구해원의 1모습과 음침한 표정은 소름을 유발했다. 두 사람이 대치하는 상황에서는 보색인 빨강색과 초록색 의상을 입어 시각적으로도 갈등을 보여주는 연출도 신선했다.

그러나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다. 첫회는 3.6%를 기록, 전작 '월간 집(2.6%)'보단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방송 전 화제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지상파 수목드라마는 KBS2 '달리와 감자탕'이 전부이며 시간대도 겹치지 않고, 동시간대 경쟁작인 tvN '홈타운'은 1% 초반대의 낮은 시청률로 강력한 라이벌이 없는 상황이라 더욱 아쉬운 기록이다. 10월 셋째주 넷플릭스 TV 순위에서도 '너를 닮은 사람'은 '갯마을 차차차', '오징어게임', '연모', 'D.P' 등 보다 아래 순위인 8위를 기록, OTT 상에서의 인기도 미지근한 상황이다. 여기에 2회 시청률은 2.6%까지 하락했다.

현재 JTBC 토일드라마 '인간실격'이 4%대 시청률로 시작해 5회 만에 1%대까지 떨어진 걸 생각하면 '너를 닮은 사람'도 위기를 맞은 셈이다.
'너를 닮은 사람' 스틸컷./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
'너를 닮은 사람' 스틸컷./사진제공=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
전작의 모습을 지우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고현정, 신현빈의 연기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다. 전작에서의 강렬한 모습을 지우고 우아하고 모성애 강한 엄마로 변신한 고현정, 시종일관 무표정이었던 '슬의생' 장겨울 캐릭터에서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구해원으로 분한 신현빈의 연기를 칭찬하는 시청자들도 있었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고현정 미소짓는 모습이 어색하다", "신현빈 연기가 너무 불안하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전개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토리라 흥미롭다는 반응과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으로 엇갈렸다.

고현정 역시 이러한 평가를 예상하기도.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요즘 드라마를 볼 때 능동적으로 이입해서 보는 드라마가 힘들 수 있다. 그래도 인간의 본성 속에 있는 것들에 관심이 있다면 쭉 한 번 봐 달라. 사람이 도망갈 수 있으면 어디까지 갈 수 있고, 어디까지 잡을 수 있을지 그런 걸 많이 표현했다. 나를 찾아볼 수도 있는 드라마"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너를 닮은 사람'이 이제 막 첫발을 뗀 만큼 시청률 반등을 노릴 기회는 충분하다. 초반 미스터리한 설정에 새로운 이야기들을 부여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인간실격'처럼 시청자들을 유입시킬 매력을 보이지 못하고 추락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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