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시청률 떨어진 '놀면뭐하니+'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MBC 캡처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MBC 캡처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일한 고정 출연자였던 유재석이 동료들을 불러모으자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그가 "혼자라서 할 수 없는 게 많다"고 했지만 현재까진 혼자일 때의 성적이 더 좋다.

지난 9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 109회는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최근 4주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더니 8개월 만에 6%대로 주저 앉았다. 공교롭게도 '놀면 뭐하니?'가 패밀리십을 강조하며 변화를 꾀한 뒤부터 일어난 결과다.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 홀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하며 '부캐'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프로그램이 장기화되면서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유재석 혼자 콘텐츠를 채우다 보니 아이템의 다양성과 스토리 확장에 아쉬움이 있다"며 "멤버십이 강조된 포맷의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무리 '국민 MC' 유재석이라고 한들 100회 넘게 주말 버라이어티를 혼자 이끌어가기엔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이에 '놀면 뭐하니?'는 100회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맞았다. 지난 8월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이 과거 MBC '무한도전'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준하, 하하, 광희, 조세호를 만나 의기투합했다. 고정적인 멤버화는 아니지만 이들과 패밀리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알린 것이다.

이후 프로그램 제목 '놀면 뭐하니?'에 '+(플러스)'를 붙이고 유재석과 눈부신 호흡을 보여줬던 인물들을 적극 투입했다. 정준하, 하하부터 KBS '해피투게더'에서 호흡을 맞춘 신봉선, tvN '식스센스'를 함께한 이미주까지 '플러스' 멤버들을 꾸리고 새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출발했다. 특히 정준하와 하하의 합류는 '무한도전' 향수를 느끼게 했고, 시작부터 시청률 9%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좋지 못하다. '플러스'로 탈바꿈한 뒤 시청률 하락세가 이어졌다. 유재석이 8회 연속 새 멤버들과 합을 맞추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이탈이 시작됐다.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MBC 캡처
'놀면 뭐하니?' 유재석/ 사진=MBC 캡처
당초 '놀면 뭐하니?' 새 멤버 합류를 두고 큰 기대감이 쏠린 만큼 우려 또한 많았다. '놀면 뭐하니?'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겠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향한 것이다. 이에 유재석은 "웃음을 주겠다는 목표는 똑같다"고 강조했지만 결과를 열어보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멤버들간 케미에 대해 의문 부호가 붙고, '놀면 뭐하니?'의 차별점인 '부캐'가 사라진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벌써부터 유재석 혼자 나오는 에피소드와 비교하며 그리워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김종민, 데프콘, 정재형 등 유재석의 조력자는 있었지만 정식 멤버들이 생기니 시청자들의 잣대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

유재석도 이러한 반응을 의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 방송에서 기자간담회 형식의 질의 과정중 멤버들의 합류에 대해 "동료들과 함께 하니까 즐겁고 '찐 웃음'이 많이 나온다"면서도 "한편으론 '놀면 뭐하니?'의 색깔이 다양한 부캐가 아니었냐는 의견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라서 아이템을 못하는 게 많았다. 멤버들과 같이 다양한 내용을 가지고 웃음을 드리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실제로 플러스 멤버들의 합류 이후 유재석의 밝아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무한도전', '런닝맨' 등의 단체 예능프로그램에 특화돼 있고, 옆에 누군가가 함께 있을 때 더욱 빛나는 MC라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기에 한결 편안한 모습이다. '놀면 뭐하니?'가 플러스로 탈바꿈한 데도 유재석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과거 '놀면 뭐하니?'는 제작진이 유재석을 괴롭히는 과정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매번 그를 당황시키는 상상초월의 프로젝트를 준비해놓고, 결국에는 유재석이 성공적으로 '부캐' 활동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줘왔다. 시청률 반등을 위해선 그가 즐겁고 편안한 것보단 극한에 몰아세우는 편이 효과적이다. 현재의 멤버나 포맷에 대해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몇 주간의 시청률 추이가 새로운 변화에 대해 적응의 과정일 뿐인지, 시청자들의 요구를 대변한 결과인지 제작진의 정확한 판단이 시급하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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