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최은경./ 사진=KBS 방송화면
'불후의 명곡' 최은경./ 사진=KBS 방송화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은경이 KBS2 '불후의 명곡' 우승을 차지했다.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를 불러 아이돌 판정단을 울렸다.

지난 9일 방송된 '불후의 명곡'은 '프리한 아나운서'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이재용, 황수경, 최은경, 김일중·김환, 이하정, 최송현이 출연했다.

이날 최은경은 "자아가 생긴 이후 노래를 불러 본 적이 없다"라며 "저희 엄마가 '불후의 명곡'을 너무 사랑하신다. 신청하셔서 방청도 하셨다. 엄마의 최애 프로그램 3개가 있는데, 2개는 제가 못 나간다. '강철부대'와 '팬텀싱어'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최은경은 김진호의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를 선곡했다. 그는 "엄마는 저를 위해 열심히 인생을 싸우면서 사신 분이다. 생각해보면 제가 어렸을 때 엄마가 우주였다. 이제 제가 나이가 들고, 엄마도 훌쩍 나이가 드니까 제가 보호자면서 친구면서 딸처럼 됐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최은경은 "우리가 함께 지나가는 시기에 엄마가 앞에 가 있고, 그 뒤를 따라가는 그런 모습을 표현하는 가사가 좋다"며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무대에 오른 최은경은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의 가사에 집중했다. 힘을 빼고 담담하게 노랫말을 읊조렸다.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특히 어머니가 직접 녹음한 음성이 흘러 나오자 많은 아이돌 판정단이 울음을 터트렸다.

최은경의 노래를 들은 펜타곤 여운은 "할머니 생각이 또 한 번 났다. 할머니가 얼마전 다리 수술을 하셨는데 쾌차하시면 꽃밭에 데리고 가서 사진 찍을 것이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위키미키 수연은 오열했다. MC 신동엽은 "엄마한테 무슨 죄를 진거냐"고 물었고, 수연은 "사실 오늘 아침에도 싸웠다. 커피 먹지 말라고 해서 요즘 계속 그랬다. 엄마 죄송하다"라고 사과 했다.

최은경은 '이 노래가 엄마에게 어떻게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오랫동안 엄마한테 가장 행복한 기억이지 않을까 싶다. 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엄마 생각도 났지만 아들 생각도 났다. 이 노래에 나와있는 엄마 나이가 제 나이기도 하다. 제 친구들도 하늘 찍고 꽃 찍을 나이야다. 제 이야기기도 해서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재용은 이상우의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을 선곡했다. "아들이 '누가누가 잘하냐'에 지원해서 본선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하필 그때 코로나가 터졌다"라며 아들을 대신해 한풀이에 나섰지만 최은경에게 패배했다.

또 정준호의 아내 이하정은 남편의 추천으로 '환희'를 선곡해 불렀지만 다소 정직한 창법으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며 패배했다.

결국 어머니를 위해 노래한 최은경이 '불후의 명곡'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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