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검은 태양' 올해 M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 기록
MBC, '검은 태양' 시청률 상승 위해 편성 시간대 앞당겨
'두 번째 남편, '실화 탐사대' 결방 후 재방송 편성
'검은 태양' / 사진 = MBC 제공
'검은 태양' / 사진 = MBC 제공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검은 태양' 홍보에 열 올린 MBC, 다른 프로그램은 찬밥 취급?

장기적인 드라마 부진을 겪은 MBC가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으로 모처럼 시청률 부활에 기지개를 켜자 절실함이 커진 걸까. 잘 방영되고 있던 프로그램까지 결방하고 편성까지 변경하는 '막무가내식 행태'로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검은 태양'은 MBC가 웨이브와 손잡고 150억 원의 막대한 투자를 한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이에 걸맞게 한국형 블록버스터 액션 드라마라는 화려한 소재에 '시청률 보증수표'인 남궁민을 캐스팅했다. 금토드라마를 신설해 첫 작품으로 야심차게 편성하기도.
'검은 태양' 스틸컷./사진제공=MBC
'검은 태양' 스틸컷./사진제공=MBC
지난 9월 17일 베일을 벗은 '검은 태양'은 1회 7.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시작으로 2회 8.0%, 3회 9.8%, 4회 8.3%, 5회 9.4%, 6회 8.6%의 시청률을 기록, 올해 방송된 MBC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 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그동안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독식했던 시청률을 일정 부분 앗아온 셈이다.

그동안 시청률 저조로 KBS, SBS 드라마와 경쟁에서 밀렸던 MBC 드라마의 체면을 제대로 살린 '검은 태양'은 4회 연속 광고 완판 소식까지 전해 MBC드라마국에 희소식을 안기기도.

OTT, VOD에서의 인기도 상당하다. 9월 4주차 기준 주요 IPTV 채널 모두에서 드라마 VOD 이용 건수 1위를 기록한 것.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에서도 신규 가입자가 시청한 콘텐츠 1위, 주간 최다 시청 드라마 1위에 이름 올렸다.

이러한 인기에 더욱 욕심이 생긴 걸까. MBC는 시청률 10%대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원 더 우먼'을 의식한 건지 지난 1일 방송되는 5회부터 기존 시간대인 오후 10시보다 10분 더 빠른 오후 9시 50분으로 편성을 변경했다. '원 더 우먼'보다 먼저 방영됨으로써 시청자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MBC, 150억 '검은 태양' 띄우려는 '막가파 편성'에 결방당한 다른 프로그램 [TEN스타필드]
여기에 재방송 횟수를 대폭 늘려 아직 '검은 태양'을 접하지 못한 시청자의 관심에 불을 지필 계획을 세웠다. 그 결과 MBC는 지난 1일 오후 7시 5분 방송 예정이던 일일드라마 '두 번째 남편'을 결방시키고, 오후 5시 10분부터 '검은 태양' 3, 4회를 연달아 편성했다. 스포츠 중계나 제작상의 문제 등이 아닌 다른 드라마의 '재방송'을 위해 결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두 번째 남편' 실시간 톡방에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시청률 안 나온다고 무시하나', ''검은 태양' 재방송 때문에 결방이라니', '이건 너무 치졸한 방식 아닌가', '일일연속극 찬밥 취급하네' 등을 댓글을 남긴 것.

10월 2일 역시 마찬가지.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실화탐사대' 대신 '검은 태양' 5회가 방송됐다. '실화탐사대'는 앞서 9월 18일에도 '검은 태양' 1회 스페셜 방송으로 인해 결방된 바 있다.

4일 오후 5시 15분에는 스페셜 방송 '검은 태양 : 데이라이트'를 특별 편성, 1~6회 주요 장면을 110분 분량으로 압축해 보여줄 예정이다.

MBC로서 잘 나가는 '검은 태양'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시청률과 상관없이 모든 프로그램은 수많은 사람의 노고로 만들어지고, 애청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무시하고 강제 결방을 택한 MBC. 이러한 선택은 '과감한 결단'이 아닌 '과한 처사'로 비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