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기 (사진=방송캡처)
홍천기 (사진=방송캡처)


드라마 ‘홍천기’속 하람(안효섭) 표 ‘사랑과 전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 7화에서는 감추기 바빴던 제 속내를 드러내는 하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금까지 하람은 제 눈을 멀게 하고 가족을 잃게 한 왕실에 복수를 다짐하며 살았다. 때문에 천문학과 지리, 풍수를 담당하는 서문관 주부와 정보조직 월성당 당주 일월성이라는 180도 다른 두 개의 얼굴로 활동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첫사랑 홍천기(김유정)와의 재회에도 마냥 기뻐하지만 못한 이유도, 저를 알아보고 다가오는 그에게 “지난 인연은 잊어야 한다”며 매몰찼던 이유도 여기 있었다. 하지만 천기와의 재회 이후 하람의 관심은 모두 그에게 향했기에, 천기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람 덕에 여러 번 목숨을 구한 천기는 우연을 가장한 운명에 이끌려 또 한 번 하람과 마주했다. 그동안의 도움에 고마웠다고 인사한 천기는 “지난 인연은 잊어야 한다”던 하람에게 “모른 척 지내겠다”는 답을 돌려줬다. 다만 다시 또 힘든 날이 오면 선비님을 믿고 기다렸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더했다.

하람은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천기의 말을 들었고, 그런 하람을 눈치채지 못한 천기는 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후 굵은 빗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던 하람은 “안 되겠다”는 말과 함께 뒤늦게 천기를 따라나섰다.

그런 하람이 마주한 건 양명대군의 도포를 쓴 채 그의 등에 업힌 천기의 모습. 하지만 하람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선 하람은 양명을 향해 “송구합니다, 대군. 저와의 약조가 먼저였습니다”라며 서늘한 눈빛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하람의 날 선 복수도 시작됐다. 복수의 첫 칼을 맞은 이는 호위대장(구 금부도사)으로, 그는 하성진과 같은 방법을 통해 최후를 맞았다. “그들이 아버지께 행한 잘못을 저도 그들에게 똑같이 갚아주겠다”고 다짐한 하람은 다음 복수의 대상으로 성주청 네 번째 국무당 미수(채국희)를 지목했다.

이날 방송에서 안효섭은 섬세한 연기로 하람의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천기를 알아채고도 부정할 수 밖에 없던 아픔과 그의 위기상황마저 모른 척할 순 없어 나선 순간, 떨리는 마음을 누르며 마주 앉은 시간, 붉은 눈동자로도 채 숨겨지지 않던 눈물, 빗소리로 씻어내려던 상념이 빗물과 불어나 결국 “안되겠다”는 말과 함께 뛰쳐나가기까지, 하람의 복잡한 속내를 동공의 작은 떨림으로 담아낸 그의 연기가, 대사의 미세한 온도 차이가 시청자를 빠져들게 했다.

또한 왕실을 향한 복수를 다짐할 때엔 다정한 하람과는 눈빛부터 180도 달라졌다. 뜨거운 분노를 차갑게 다스리고 참아내는 안효섭의 세심한 연기가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 하람과 일월성의 양면을 오가는 그의 설득력 있는 연기는 달달한 러브라인부터 핏빛 전쟁까지 예고하며 흥미를 유발했다.

한편 안효섭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률 순항 중인 ‘홍천기’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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