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경찰수업', 매주 월·화 방송
진영X차태현X정수정 출연
첫 방송 5% 돌파, 시청률 고공행진
흥행 참패 청춘물에 새바람 불까
/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경찰수업' 3인 포스터
/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경찰수업' 3인 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캐릭터는 좋은데…몰입도 떨어뜨리는 전개'

방영만 했다 하면 흥행 참패를 맛봤던 청춘물이 반등을 꾀하기 시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경찰수업'은 차태현, 진영, 정수정 등 탄탄한 라인업을 필두로 무겁지 않으면서 유쾌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는 최근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청춘물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설득력 떨어지는 설정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아쉬움을 남겼다.

'경찰수업'은 정의로운 형사와 해커 출신 범죄자 학생이 경찰대학교에서 교수와 제자의 신분으로 만나 공조 수사를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꿈이 없던 고등학생 강선호(진영 분)가 첫눈에 반한 오강희(정수정 분)를 따라 경찰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된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흡사 박서준, 강하늘 주연의 영화 '청년경찰'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두 남자의 우정을 초점에 둔 영화와 달리 '경찰수업'은 강선호를 중점으로 전개된다.

기존의 청춘물과 차별점으로 "깊은 생각 없이 재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누릴 수 있다"는 유관모 감독의 말대로 가벼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다소 현실성 떨어지는 전개가 몰입을 방해했다. 주인공의 서사가 풀어지는 과정에서 범죄를 미화했기 때문인 것. 온 가족이 누리는 드라마에 범죄 미화가 웬 말인가. 유 감독의 말에 모순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진='경찰수업' 방송화면
/사진='경찰수업' 방송화면
강선호는 경찰대학교에 지원한 뒤 필기시험을 무사히 마쳤다. 이후 양아버지인 윤택일(오만석 분)이 교통사고로 다쳤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교통사고를 낸 사람은 바로 범죄자를 잡기 위해 차를 거칠게 몰았던 유동만(차태현 분)이었다. 사고 탓에 윤택일에게서 암을 발견할 수 있었고, 수술비로 700만 원이 필요했다. 이는 고등학생이 당장에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큰 금액이었다.

결국 강선호는 뛰어난 해킹 실력을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의 자금을 빼돌려 수술비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강선호와 유승범(최우성 분)은 유동만에게 붙잡혀 경찰서로 연행됐다. 두 사람이 받을 처벌은 정보통신법 위반에 의한 징역 3년 형이다.

그러나 강선호와 유승범은 윤택일 덕분에 처벌을 면하게 됐다. 윤택일이 경찰서를 찾아가 유동만에게 무릎을 꿇으며 선처를 요했기 때문인 것. 더욱 문제가 된 것은 그 이후다. 강선호가 윤택일의 수술비를 획득한 뒤 유승범의 대학 등록금을 위해 500만 원을 더 빼돌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다소 개연성 없는 전개가 황당함을 안겼다. 정의로움에 물불 가리지 않던 유동만이 상습 범죄에도 조용히 넘어갔다는 설정은 정말 생각 없이 봐야 이해가 가능한 대목이었다.

이런 가운데, 배우들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다. 차태현은 베테랑 배우답게 능청스러운 캐릭터에 적절히 녹아들었고, 진영과 정수정은 아이돌 출신이 무색할 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그 효과 덕분일까. 시청률은 6%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경찰수업'은 다소 부진했던 청춘물에 힘을 싣고 있다. 전작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은 현실적인 캠퍼스물을 내걸었으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토요드라마 '알고있지만'도 대학생들의 솔직하고 과감한 연애관을 표현했지만 아쉬운 시청률을 남겼다. 과연 '경찰수업'이 구멍 난 스토리를 딛고 청춘물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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