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65년 해도 건물 없어"
"시대적 변화 어쩔 수 없다"
"사실 조금 더 일찍 변했어야"
'마이웨이' 이순재/ 사진=TV조선 캡처
'마이웨이' 이순재/ 사진=TV조선 캡처
배우 이순재가 가수 윤복희를 만나 우리 대중 문화의 역사를 돌이켜봤다.

지난 18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는 데뷔한지 70주년을 맞은 윤복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복희는 이순재를 만나 추억 이야기를 나눴다. 이순재는 윤복희의 부친 고(故) 윤부길을 떠올리며 "색동저고리 입고 데려온 딸이 윤복희"라고 말했다.

윤복희는 "전쟁 때 서울로 다시 돌아와서 아직까지 복구가 안 된 상태에서 우리 아버지가 국민들을 위로한다고 공연을 올렸다"고 회상했다.

이에 이순재는 "지금 그랬으면 대박이 났다. 윤 여사도 어렸을 때부터 고생 안 해도 됐다"며 "그때는 그렇게 해도 수익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연기를) 평생 65년을 하고 있는데 2층 짜리 빌딩 하나가 없다. 요즘 애들은 1년만 해도 40억, 50억이 나오더라. 이게 시대적 변화다. 어쩔 수 없다. 사실은 이것이 조금 더 일찍 왔어야 됐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또 "그때만 해도 우리 대중 예술 문화의 역사가 없었다. 예를 들어 비틀즈는 영국 대중음악의 상징이지 않나. 국위선양한 거다. 지금 방탄소년단과 똑같은 것"이라며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데 이게 참 엄청난 거다. 그때는 우리끼리 보고 끝나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커피 광고를 내가 제일 먼저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외국은 세련된 광고였는데 내가 한 건 설명이 주였던 광고였다. 시간 안에 입에 다 담기도 힘들다. 커피 맛이 냉동인지 뭔지 무슨 상관이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촌스럽게 설명을 다 외웠다"며 "그 뒤에 안성기씨가 하고 계속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또한 이순재는 "대한민국에서 미니스커트를 유행을 일으킨 사람이 윤복희"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이 나왔다"며 웃었다.

윤복희는 자신의 귀국 영상인 듯 촬영된 광고 내용은 거짓이었다며 "내가 항의하는 바람에 (영상을) 없앴다. 그랬는데도 영상이 돌아다니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순재는 "윤복희는 진짜 미국에서 왔다. 노래에 대한 이해나 감성이 국내 가수가 팝송 부르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러니까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어쩔 수 없지만 정말 매력 있었다. 생동감 있고 좋았다"며 "빅3를 꼽자면 이미자, 패티김, 윤복희"라고 칭찬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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