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간동거', 원작과 다른 설정
장기용X혜리, 찰떡 케미에도 시청률 하락세
코믹에 중점 둔 연출, 오히려 독이 됐나
/사진=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포스터
/사진=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의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원작 재미 헤치는 병맛 코드'

과하면 독이 된다.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이하 '간동거')가 억지스러운 웃음 유도와 병맛 코드로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는 모양새다.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코믹 요소와 원작과 다른 여주인공의 설정이 아직까지는 좋은 성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간동거'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제작된 로맨스 코미디물이다. 구미호와 대학생의 동거라는 소재, 그 안에서 펼쳐지는 현실적인 대학교 라이프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로 인해 방영 이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내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중국 자본 및 PPL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적지 않은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5.3%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이는 원작 웹툰의 인기와 고정 마니아층의 관심이 한몫 거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작과 다른 설정에 실망한 시청자들이 대거 탈주하며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방영 내내 하향곡선을 달리던 시청률은 어느새 3.7%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에는 웃음에 치중된 CG, 연기, 음악과 여주인공 이담(혜리 분)의 과장된 코믹 요소 때문이다.
/사진='간 떨어지는 동거' 포스터
/사진='간 떨어지는 동거' 포스터
'간동거'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이담의 직설적인 말투와 현실적인 성격이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일상 속에서 툭툭 내뱉는 화법은 솔직하고 당당하다. 그러나 이혜리가 그려낸 이담은 어딘가 다르다. 다소 억지스러운 표정과 말투 속에서 이질감이 생겼기 때문인 것.

과한 음주로 속이 안 좋았던 이담이 화장실을 찾지 못해 몇 차례나 도자기에 구토를 시도하는가 하면, 학과 회식에 '고기'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CF의 한 장면처럼 춤을 추며 열광하는 등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설정이 어느 순간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로 인해 원작 속 개성 넘치던 여주인공의 매력이 반감되면서 혹평이 따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원작의 색깔을 지키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장면 장면에는 인물 특유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사와 장면을 집어넣으며 간격의 차이를 줄였다. 예시로 이담이 계선우(배인혁 분)에게 막힌 변기를 뚫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을 향한 외모 평가에 '가정교육'을 운운하며 일침을 날리는 장면이 그렇다.

그 결과, 신우여(장기용 분)와 이담의 케미가 한껏 살아났다.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이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하면서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케 했다. 실제로 남 감독은 장기용과 혜리의 싱크로율을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간동거' 원작자는 웹툰을 그릴 때 이담의 모델로 혜리를 떠올리면서 작업했다고 알린 바 있다. 이에 캐릭터의 싱크로율 또한 상당 부분 비슷하게 담겼다.

'간동거'는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16부작인 만큼 반등의 기회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로맨스의 본격화로 흥미로운 전개를 예상한 만큼 앞으로 어떤 방향을 갖고 나설지 의문이다. 과연 '간동거'가 원작과 다른 설정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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