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이 구역의 미친X'
정우X오연서, 티키타카 케미 호평
미드폼 형식 잘 활용한 유쾌한 코미디물
/사진=카카오TV 오리지널 '이 구역의 미친 X'
/사진=카카오TV 오리지널 '이 구역의 미친 X'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시트콤이야 드라마야? 사라진 시트콤 속 영리한 변주'

마치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 같다.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들이 30분이라는 미드폼 형식에 자연스레 녹아들며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10년 전까지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하이킥' 시리즈의 재림을 보는 듯 하다. 시트콤이 사라진 시장 속 영리한 변주를 꾀한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X'이다.

지난 24일 첫 공개된 '이 구역의 미친X'는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강력반 형사 노휘오(정우 분)와 스스로가 만든 망상과 강박에 시달리는 분노유발자 이민경(오연서 분)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작년 10월 대본 리딩을 시작으로 11월 촬영 시작, 올해 2월 모든 촬영을 마친 사전제작드라마다.
사진=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X' 방송 화면.
사진=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X' 방송 화면.
베일을 벗은 '이 구역의 미친X'는 말 그대로 대환장 파티였다. 시도 때도 없이 화가 치밀어 오르는 노휘오와 머리에 꽃을 달고 다니는 이민경의 첫 만남은 그야말로 엉망진창. 이민경은 노휘오가 자신을 따라온다고 오해해 엘리베이터에서 난투극을 벌였고, 노휘오의 발목에 있는 목욕탕 키를 전자발찌로 오해해 그의 차를 박살내기까지 했다. 극한의 분노를 표출하는 노휘오와 극한의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이민경의 물러서지 않는 매운맛 케미는 폭소를 자아냈다.

이처럼 '이 구역의 미친X'는 기존 로맨스 코미디물과 다르게 시트콤 같은 코미디 감성이 강하게 묻어있다. 과장된 설정과 뚜렷한 개성의 캐릭터들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쉴 틈 없이 펼쳐지는 것. 여기에 30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이 주는 빠른 호흡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8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정우의 망가짐을 불사한 열연도 압권이다. 특히 화장실이 급해 괴로워하다가 결국 부모님 앞에서 큰 실례를 하는 웃픈 모습이 시선을 강탈한다. 여기에 화장실이 급한 노휘오의 상태를 압력밥솥으로 표현한 재치 있는 연출법도 인상적이다.

제작진 역시 정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 '이 구역의 미친X' 제작진은 캐스팅 할 때부터 정우를 1순위로 생각했다며, 추운 겨울비를 계속 맞으며 온 몸을 던져야 하는 장면들에서도 항상 적극적으로 임하며 현장 스텝들 모두 챙긴 그의 현장 매너에 감사를 표했다.
사진=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X' 방송 화면.
사진=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X' 방송 화면.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드라마를 넘어 시트콤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오는 6월 18일 청춘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를 공개하고, 웨이브는 올 하반기에 정치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공개할 예정이다. 지상파에서 사라진 시트콤이 OTT를 통해 다시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 시트콤처럼 주 5일, 100부작 이상의 콘텐츠로가 아닌 10부작 내외로 기획해 코믹 요소를 살리면서 퀄리티도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첫 회부터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 '이 구역의 미친X' 역시 13부작 주3일 공개로 짧지만 강렬한 한 방을 날릴 것으로 기대된다. 첫 회 반응도 뜨겁다. 공개 5시간 만에 100만 조회수를 넘더니 하루 만에 200만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여기에 단순한 웃음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휘오와 이민경 두 사람이 점차 서로에게 스며들며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할 예정이라고 해 웃음과 공감 모두 잡는 '띵작'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이에 제작진은 "기존 TV드라마와는 다른 미드폼이라는 형식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카카오엔터의 시도가 더해져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조회수에 대해서는 이제 막 공개를 한 상황이라 만족, 불만족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다. 카카오TV는 방송과 달리 언제 어디서나 내가 보고 싶을 때 보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넷플릭스에서도 함께 공개되는 만큼 더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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