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곽씨네 LP바' 방송 캡처
사진=tvN '곽씨네 LP바' 방송 캡처
배우 하정우가 '걷기 전도사'부터 '요리 만렙' 면모까지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tvN '곽씨네 LP바'에는 첫 게스트로 배우 하정우가 출연했다.

연출과 연기를 함께했던 영화 '허삼관' 촬영 때를 회상했다. 하정우는 "이렇게 다시 할 수 있을까, 아직도 그런 생각이 든다. 의상을 입은 상태에서 연기하고 모니터하러 제가 가야한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제일 민망했던 순간은 감정 연기신이다. 눈물 흘리고 아들을 찾는 신을 찍다가 '컷'도 제가 해야 한다. 그리고 모니터로 가서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확인해야 한다.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상당히 민망하다.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는 스태프들에게 디렉션을 주는데 목소리가 떨린다. 다른 건 잘 넘어갔는데 그 시간이 민망하더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다음 연출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코미디 장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롤러코스터' 같은 작품이 될 것 같다. 그 작품은 저예산이고 제약이 덜해 자유롭게 찍었다. 흥행과 상관없이 즐겁게 촬영했고 스크린에서 봤을 때도 너무나 재밌었다. 하지만 '허삼관'은 달랐다. 상업영화도 잘 찍을 수 있을 거라는 교만함이 있었던 것 같다. 확실한 건 내가 잘할 수 있는 확실한 걸 하자. 모양새가 삐뚤빼뚤해도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tvN '곽씨네 LP바' 방송 캡처
사진=tvN '곽씨네 LP바' 방송 캡처
하정우는 평소 걷기를 즐기기로 유명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걷기를 좋아했다. 주로 걸으러 한강고수부지를 나가는데 길게는 10시간까지도 걷는다. 행주대교에서 밥 먹고 오기, 강일 IC에서 밥 먹고 오기 같은 걸 한다. 평소에 2만 보 걸으려고 하는데 오늘은 1만 보밖에 못 걸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걷기가 처음에는 다이어트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하정우는 "워낙 먹는 걸 좋아한다. 평상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음식도 즐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으면 사람이 쨍해진다"며 ‘걷기 전도사’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하정우는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에세이도 냈다.

하정우는 서울에서 땅끝마을 해남까지 3주 동안 577km를 걷는 국토대장정을 했던 때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무언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막상 도착하니 "해남에 도착했더니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다 걸었네 싶었다. 좀 허무했다. 3주 동안 밤낮으로 걸어갔는데 크게 느낌이 뭐가 없더라"고 했다. 이어 "그게 저한텐 좀 실망스러웠나보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 집에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생각나더라. 과정 하루하루가 생각났다. 어디를 통과했을 때, 어느 지점, 그때 누구랑 그런 얘길 했지, 누가 힘들어했지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생각났다. 걸어가는 과정을 매 순간 받아들이고 즐기고 그 순간을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오늘 하루를 여행하듯이 살아간다면 하루가 소중하고 재밌는 게 아닌가 싶었다"며 자신이 깨달은 바를 전했다.

하정우는 평소 요리도 즐겨한다고 한다. 그는 "자취생활을 일찍부터 해서 독립을 일찍 했다. 처음에는 배달 음식도 많이 먹었는데 이 생활이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집에서 해먹는 습관을 들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진화됐다.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묻다보니 이제는 밑반찬을 하기 시작했다. 음식 나눔도 한다. 해외촬영에 가면 오지인 데는 한국식당이 엇다. 현지 재료로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요리 도구 중 특히 도마에 욕심이 있다고 한다. 그는 "최근 도마 하나 샀다. 도마에 집착하는 편이다. 나무 도마를 하나 구입했는데 만족한다. 도마 위에 어떤 재료를 올려도 신선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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