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다크홀', 매주 금·토 방송
김옥빈X이준혁X임원희 출연
'변종인간' 내세운 전략, 성공 or 실패
/사진=OCN 금토드라마 '다크홀' 메인포스터
/사진=OCN 금토드라마 '다크홀' 메인포스터
≪박창기의 흥청망청≫
흥행 드라마의 성공의 비결과 망작 드라마의 실패 요인을 시청자의 눈으로 분석하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사견은 덤입니다. 시청률부터 등장인물, 제작의도까지 더욱 낱낱이 파헤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을 짚어드리겠습니다.

'변종인간 서사가 있는 좀비라 하더니...'

"좀비라는 존재는 감염이 되면 식욕이라는 본능으로 움직인다. 반면, '변종 인간'은 감염이 됐을 때 이전에 갖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이 증폭된다. 그래서 감염되는 순간 인물의 서사가 더 빌드업되는 것이 있다. 감염이 되더라도 인물의 서사가 이어지는 것이 여느 좀비물과 다르다."

OCN 금토드라마 '다크홀'의 연출을 맡은 김봉주 감독의 말이다. '변종인간'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우며 장르물의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까지는 큰 공감을 얻지 못한 모습이다.

'변종인간'은 검은 연기를 마신 인간을 뜻한다. 싱크홀에서 빠져나오는 연기가 신체로 들어가는 순간, 눈동자가 검게 변하고 환각 증세를 보인다. 이후 살인 충동에 시달리며 극도의 분노를 표출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극 중 '변종인간'은 좀비와 다를까. 실상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첫 회를 내보낸 '다크홀'은 연쇄 살인 사건을 쫓던 형사 이화선(김옥빈 분)의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의문의 살인마 이수연을 잡기 위해 무지시(市)로 내려온 그는 싱크홀을 만나면서 검은 연기를 마시게 된다. 하지만 이화선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변종인간'에서 제외된 채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극이 진행될수록 '변종인간'의 유일한 차별점인 서사는 사라지고 있다. 극의 초반 감정을 표현하고 말을 하던 '변종인간'이 점점 흔히 보던 좀비와 똑 닮아 가는 것. 짐승을 연상케 하는 울음소리와 입에 묻은 핏자국, 우르르 몰려다니는 무리 본능, 비감염자만 찾아다니는 행동 등 곳곳에서 좀비의 설정을 그대로 따온 듯했다.
/사진='다크홀' 스틸컷
/사진='다크홀' 스틸컷
그 외에도 촉수, 무당, 사이비 등 자극적인 소재의 융합은 극에 몰입을 저하할 뿐이다. 이화선이 찾아다니던 살인마는 어느 순간 사라졌고, 난데없이 등장한 무당은 '변종인간'을 조종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무당이 '변종인간'을 조정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주술의 힘으로 좀비를 만드는 부두교 주술사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변종인간'은 환각으로 인해 눈앞에 있는 대상을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도구로 생각한다. 그러나 극 중 이화선이 임주호(정해균 분)를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순간, 바람을 가르고 나타난 '변종인간'의 모습은 극적인 긴장감을 주기 위한 장치보다는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시청률은 그닥 나쁘지 않다. 최근 방영된 회차의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2.7%, 최고 4.1%를 기록했다. 더불어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1.6%, 최고 2.2%를 차지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는 주연 배우인 김옥빈, 이준혁 등의 현란한 액션과 열연이 일궈낸 수치로 보인다. '다크홀'은 현재 4회까지 방영됐다. '다크홀'은 방영 이전부터 '변종인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앞세우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던 것만큼 부적절한 설정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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