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반대 여론 속 첫 등장
진심 어린 모습에 응원 쏟아져
"'슈돌' 초기 기획에 가장 잘 맞아"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유리/ 사진=KBS2 캡처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유리/ 사진=KBS2 캡처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우여곡절 끝에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그의 출연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방송 이후 사유리를 향한 응원이 쏟아졌다.

지난 2일 방송된 '슈돌'에서는 '자발적 미혼모'로 화제를 모았던 사유리가 아들 젠을 방송 최초로 공개했다.

미혼인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아들 젠의 출산 소식을 알리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일본 정자은행에서 외국인의 정자를 기증받아 젠을 낳았다.

이날 사유리는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젠을 만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들려줬다.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말에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아이를 못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 사유리는 노산, 임신중독증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젠을 품에 안았다.

그는 젠이 일어나는 새벽 4시에 맞춰 일어나고, 자신의 밥보다 아이의 밥을 먼저 챙겼다. 정작 자신의 식사는 3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먹을 수 있었다. 아들이 잠들기 전까진 자신도 잠에 들 수 없는 일상이 이어졌다. 그는 아들에 대해 "호기심도 많고 많이 웃는다. 표정도 많다"며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나보다 소중한 존재가 있다고 하니 나를 더 아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유리/ 사진=KBS2 제공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유리/ 사진=KBS2 제공
사유리는 "할 때마다 긴장의 연속"이라며 목욕에도 도전했다. 샴푸캡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도입한 그는 결국 잘못된 사용법을 깨닫고 좌절했다. 우여곡절 끝에도 최선을 다해 목욕을 마친 사유리는 젠이 잠투정을 부리자 "엄마가 서툴러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많은 부모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 장면은 이날 방송 최고의 1분을 기록했다.

이후 사유리가 식탁에서 혼자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잠든 젠을 쳐다보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그는 또 '젠이 아빠의 존재를 궁금해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솔직히 말할 것 같다. 아빠는 너무 착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천사 같은 아이를 저한테 주신 사람이니까 감사하다고"고 답했다.

이어 "그만큼(아빠가 없는 만큼)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제가 두 배, 세 배로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 아빠가 없으니까 '부족했다', '외로웠다'라는 감정이 느끼지 않게, 아이가 자신 있게 엄마가 자신을 사랑해줬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사유리의 '슈돌' 출연 소식은 뜨거운 감자였다. "사유리가 비혼 출산을 부추긴다"며 반대하는 일각의 우려 때문이었다. 한 누리꾼은 지난달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 씨의 출연에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청원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봉규 CP는 직접 답글을 달았다. 그는 "우리나라 한 부모 가구 비율은 7.3%로 급증하고 있으며 한 부모 가구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기존 기혼 가구에만 지원되던 가족 정책도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사유리 씨의 가정 역시 이처럼 다양하게 존재하는 가족의 형태 중 하나일 뿐이며,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의 축복과 응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강 CP는 "최근 다양해지는 가족의 형태의 하나로 사유리 씨의 가족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돌'은 어떤 가족을 미화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가족의 성장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프로그램"이라며 "사유리 씨의 육아 일상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시청자 여러분이 함께 그녀의 선택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방송인 사유리(오른쪽)와 아들 젠/ 사진=인스타그램
방송인 사유리(오른쪽)와 아들 젠/ 사진=인스타그램
이후 사유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싱글맘은 불편할 수 있지만 불쌍하거나 창피한 게 아니"라며 "'슈돌'은 아들과 같이 할 수 있으니까 좋다. 추억도 만들 수 있다. 감사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결국 제작진의 의지대로 방송은 강행됐고, 그 결과 누리꾼들은 사유리를 향한 뜨거운 응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많은 누리꾼들은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사유리의 모습에 "진정한 슈퍼맨"이라며 감탄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언젠가 '슈돌'이 아이들의 예쁜 모습 보여주기식의 프로그램이 됐는데, 초기의 취지에 맞는 모습"이라고 칭찬했다.

시청률도 화답했다. 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슈돌' 380회 '고마워, 내 인생의 전부' 편은 전국 9.1%(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그렸다. 사유리의 모성애가 드러나는 장면에선 최고 시청률 10.9%(수도권 기준)로 집계됐다.

'초보 엄마' 사유리의 진심 어린 모습과 이를 믿고 지켜봐준 제작진이 만들어 낸 기분 좋은 역전극이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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