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애, 사업 실패와 시공 사기로 엉망인 2층집
이경애 딸 "엄마 마음도 정리되지 않을까" 의뢰
이경애, 딸 향한 애틋함+미안함에 눈물
사진=tvN '신박한 정리' 방송 화면.
사진=tvN '신박한 정리' 방송 화면.
개그우먼 이경애가 180도 달라진 2층집의 변화에 감격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예능 '신박한 정리'에는 이경애가 출연해 정리가 필요한 집을 공개했다.

의뢰인은 이경애의 딸인 희서 양으로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희서 양은 "엄마 가게가 코로나19 이후 망했다. 폐업 이후 버리기도 아깝고 갖고 있자니 짐이 되는 것들 때문에 엄마가 마음도 어두워진 것 같다. 집이 정리되면 엄마 마음도 정리되지 않을까 해서 의뢰했다"고 집 정리를 의뢰한 이유를 밝혔다.

남편이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난 후 요식업에 뛰어들었다는 이경애는 "어묵 공장을 하면서 즉석떡볶이 가게를 여러 개 운영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다 접었다. 한 개가 아니라 몇 개를 접었다"면서 "다시는 식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이경애의 집은 장작들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고, 2층까지 뻥 뚫린 높은 층고와 0.5층 단차가 있는 특이한 구조의 집이었다.
사진=tvN '신박한 정리' 방송 화면.
사진=tvN '신박한 정리' 방송 화면.
2층 공간으로 올라가자 벽지 일부가 뜯겨져 있었다. 다른 집 강아지가 와서 소변 테러를 해 뜯었다고. 인테리어 공사 사기를 당해 쓰지 못하는 공간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불도 켜지지 않고 문도 닫히지 않는 공간에 대해 이경애는 "제가 공사를 맡기면서 선불을 했다. 그런데 칸막이만 해놓고 도망갔다. 스위치를 눌러도 불이 안 들어오고, 폴딩 도어도 거꾸로 달아 문을 닫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경애는 "우리 둘이 사니까 이걸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공사가 잘못돼서 물이 새기도 한다. 전화번호가 없어져버렸다. 그때 '선불로 드리면 안되는 구나'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희서 양은 폐업한 식당 테이블을 침대 프레임으로 쓰고 있었다. 희서는 "가끔씩 매트리스가 미끄러진다"며 고충을 전했다. 운동방 겸 옷방에 대해 희서 양은 "운동 엄청 싫어한다. 근데 살이 찐 모습 보는 게 더 싫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제가 16kg를 뺐다. 운동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했다. 하나둘 운동기구를 사다보니까 이렇게 됐다. 규모가 점점 커졌다. 지금은 많이 없앤 것"이라고 밝혔다.

붙박이장 안에는 재활용 페트병이 가득 들어 있는 봉투가 나오기도 했다. 이경애는 "코로나19가 오면서 두려움도 같이 커졌다. 쌀도 없어질 정도로 상황이 심해지면 우리 딸은 어떡하지 생각이 들어 페트병과 쌀을 모으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너무 무서웠다"며 "난 이 페트병이 우리 딸을 살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안 버렸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주방은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가득했지만 잡동사니로 채워져 있었다. 가정집보다는 업소 느낌이 물씬 나 정리가 시급했다. 이경애는 "집에 있어도 음식점이 있는 기분이었다"며 비우기를 시작했다. 한때 요리사가 꿈이었던 희서는 파티셰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조리도구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사진=tvN '신박한 정리' 방송 화면.
사진=tvN '신박한 정리' 방송 화면.
이후 변화된 집에 들어선 이경애 모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희서 양의 운동방은 BTS의 '봄날'이라는 이름이 붙어 기대감을 높였다. 희서는 보자마자 믿을 수 없다는 듯 감탄을 연발했다. 널찍한 운동방은 소녀감성이 가득한 포근한 아지트로 변신했다.

인테리어 사기 탓에 뽁뽁이로 어설프게 막아놓았던 방은 유리로 바뀌었고, 희서 양은 "저희 집인데 남의 집 놀러온 것 같다. 너무 마음에 든다"며 감탄했다.

폴딩 도어는 과감히 없애 탁 트인 공간으로 만들었고, 가짜 조명 대신 은은한 간접 조명이 매력적인 휴식 공간도 이경애 모녀를 반겼다. 테이블은 빈박스를 활용해 보기 싫은 구조물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됐다.

액자 안에는 이경애 모녀의 몇 없는 사진이 있었다. 이경애는 "아빠가 없으니 제가 희서를 찍어줘야 해서 둘이 찍은 게 없다"며 "세상이 무서워서 강한 남자처럼 살아왔는데 '이제 그게 바뀌나?' 이런 기분이 들었다. 볼수록 나쁜 것들만 보였는데 너무 감사하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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