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훈, '봉테일' 봉준호의 거듭된 수정 요구에 고충
"'그럴거면 감독님이 하지' 생각"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후니훈이 영화 '기생충'에 나온 자신의 그림 가치가 100억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래퍼 후니훈이 출연했다.

후니훈은 현재 미술작가 지비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화 '기생충'에서 극 중 다송이의 작품을 실제로 그렸다. '기생충'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과정에 대해 후니훈은 "친구와 여행 1일차였는데 '기생충' 제작진이 연락을 주셨다. 빨리 와서 미팅할 수 없겠냐고 했고, 친구에게 물었더니 가야한다고 하더라. 한국에 돌아오고 그날 오전 10시에 미팅을 했다"고 설명했다.

'봉테일'로 불리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함으로 인해 그림 작업 중 겪은 고충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후니훈은 계속된 봉준호의 작품 수정 요청에 "'그럴거면 감독님이 하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감독님에게 최종 컨펌을 받았을 때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작품비는 받았느냐는 물음에 "한국영화산업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정말 안 받으려 했다"면서 "계좌이체로 쏴주셨다"고 폭소케 했다.

후니훈은 그림의 가치에 대해 "누군가가 그림에 100억 정도를 제시했다는 이야기를 나도 전해들었다. 저도 놀랐다. 하지만 판매할 수 없는 그림이라고 했다. 영화 소품이라 소유권은 제게 있어도 저작권은 제작사에 있다"고 설명했다.

후니훈은 영화 엔딩크레딧에는 정재훈이라는 본명으로 이름이 올라갔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에는 제가 후니훈이라는 걸 모르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후니훈은 영화에 단역인 '파티남4'로 나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이 연락오셔서 연기 가능하냐고 하시더라"며 "영화 하이라이트인 파티 장면에서 음대 선배로 나온다. 단독샷 잡힌 단역이다. 핑크색 옷을 입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한 "원래는 감독님이 조연, 단역도 한 분 한 분 다 오디션을 보시는데 저는 바로 캐스팅한 것"이라며 뿌듯해했다.

단역이지만 봉 감독의 연기지도도 받았다고 한다. 후니훈은 "혼란스러운 상황으에서 도망가는 역할인데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간다"면서 "실제로 그날 아내와 웨딩촬영을 해야 해서 빨리 가야한다고 했고 봉 감독님은 아내를 빨리 보러 가는 식으로 연기하면 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시사회가 끝난 후 와이프 보러 도망가는 신 잘 보셨냐고 묻기도 하시더라"며 웃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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