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23일 첫방
성훈 "임성한 작가, 6년 간 에너지 축적…대본 잘 나와"
이태곤 "파격적인 내용 많을 것"
'결사곡' 배우 전노민, 이민영, 전수경, 박주미, 이가령, 이태곤, 성훈./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전노민, 이민영, 전수경, 박주미, 이가령, 이태곤, 성훈./사진제공=TV조선
드라마 '압구정 백야' 이후 절필을 선언했던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가 6년 만에 복귀한다. 매 작품 독특한 상황 설정과 기상천외한 내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그가 첫 미니시리즈로 돌아오는 만큼 어떠한 파격 전개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20일 오후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배우 성훈, 이태곤, 박주미, 이가령, 이민영, 전수경, 전노민과 유정준 감독이 참석했다.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MBC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오로라 공주', SBS '신기생뎐' 등을 집필해 시청률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임성한 작가의 복귀 작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사곡' 배우 성훈, 이가령./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성훈, 이가령./사진제공=TV조선

유정준 감독은 "지난해 9월 임성한 작가 측에게 대본을 건네받았다. 처음에는 4회 대본까지 받았는데 단숨에 다 읽었다. 복잡다단한 서사 구조임에도 쉽게 읽히더라. 섬세한 감정표현과 지문 표현에 나 역시 깜짝 놀랄 때가 많았고, 콘티를 안 짜도 될 만큼 디테일한 장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의 미니시리즈는 장르물이나 로맨스 코미디 장르로 한 두 커플이 주요 인물인데, '결사곡'에는 많은 커플이 나온다"며 "30대 부부는 상대방 보다 스스로가 더 중요하고, 40대 부부는 남한테 보이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50대 부부는 본인보다 가족에 대한 헌신에 집중한다. 그러한 차별점에 방점을 두고 연출하고 있다"며 '결사곡'을 "깔끔하고 단아한 한정식 같은 맛"이라고 표현했다.
'결사곡' 배우 성훈./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성훈./사진제공=TV조선
성훈은 결혼 3년 차 딩크족 남편이자 능력 있는 변호사 판사현 역을 맡았다. 임 작가와는 '신기생뎐' 이후 10년 만에 재회다. 성훈은 "오랜만에 작가님과 함께 작업을 하는데, 원래도 대본을 현실적이고 계산적으로 잘 썼지만 6년 간 그 에너지를 축적 해오다가 이번 작품으로 터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마나 열정을 다 하셨는지, 피를 토하며 글을 썼는지 느껴질 정도로 대본이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훈은 "판사현은 연상녀와 결혼한 30대 남자다. 시청자들은 어떻게 평가해줄지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으로 판사현은 착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다. 여러 상황들과 시련들이 복합적으로 일어나서 그런 거다. 현실을 반영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기혼자 역할을 맡은 소감을 묻자 성훈은 "내가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캐릭터 설정 자체가 딩크족이라 결혼생활이 연애하는 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결사곡' 배우 이가령./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이가령./사진제공=TV조선
이가령은 판사현의 부인이자 아나운서 출신 라디오 DJ 부혜령으로 분한다. 이가령은 이번 작품으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는 "대선배님들과 큰 작품에 좋은 역할로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며 "'압구정 백야' 오디션을 본 적이 있는데, 임성한 작가님이 그때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기회를 줬다.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캐릭터를 위해 드럼을 배웠다는 이가령. 그는 "'인어 아가씨'에서 배우분이 드럼 치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캐스팅 제안을 받으면서 드럼을 쳤으면 좋겠다고 해서 바로 준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사곡' 배우 이태곤./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이태곤./사진제공=TV조선
이태곤은 병원장이자 사랑꾼 남편 신유신을 연기한다. 그는 "신유신은 완벽주의라 가정에서도 좋은 남편이자 아빠다. 그러나 어릴 때 생겼던 트라우마가 가정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부분을 잘 봐주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내 캐릭터가 착하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임 작가와는 '하늘이시여', '보석비빔밥'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이태곤은 "대본을 봤을 때 이 역할은 나를 보고 쓴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내 성향이 묻어나 있어서 편안하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님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뵙다. 예전에는 배우들과 대화가 거의 없고 제작진을 통해 전달 사항만 전달했는데, 이번 작품에는 다방면으로 신경을 쓰더라. 쉬고 있는 배우들 모여서 같이 대본 연습도 한다"고 덧붙였다.
'결사곡' 배우 박주미./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박주미./사진제공=TV조선
박주미는 라디오 방송 메인 PD이자 완벽한 가정을 꿈꾸는 신유신의 부인 사피영으로 분한다. 그는 "어떻게 보면 드라이하고 매력 없는 캐릭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피영에게는 처절할 만큼 완벽한 삶을 살려고 하는 아픈 과거가 있다. 그 부분을 생각하며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기혼자인 박주미는 "나 역시 결혼 20년차가 되어가기 때문에 캐릭터에 훨씬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 직접 경험은 최고의 선생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 말투가 차갑고 저음이다 보니 작가님께서 애교 있는 목소리를 원하더라. 나름 노력했는데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결사곡' 배우 전노민, 전수경./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전노민, 전수경./사진제공=TV조선
전수경은 라디오 방송 메인 작가이자 남편과 자녀에 헌신적인 아내 이시은 역을, 전노민은 이시은의 남편이자 아내의 내조로 대학교수가 된 박해륜 역을 맡았다.

전수경은 "좋아했던 작가님의 작품이라 제의가 왔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대본을 본 순간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소박한 캐릭터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고, 50대 여인들의 아픔과 섬세한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어 배우로서 설레는 마음"이라며 고마워했다.

전노민은 "나는 박해륜이 착하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안 보는 것 같다. 단란했던 가정을 요란하게 만드는 장본인이니 나쁜 캐릭터가 맞는 것 같다"며 "작가님이 드라마 끝나면 욕 많이 먹겠다고 하더라. 나도 그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캐릭터 중 가장 나쁜 놈은 누구냐고 묻자 전수경은 "다 나쁘다. 초반에 나쁜 놈, 중반에 나쁜 놈, 후반에 나쁜 놈일 뿐"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결사곡' 배우 이민영./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이민영./사진제공=TV조선
이민영이 연기하는 송원은 능력 있는 중국어 번역가이자 한 번 결혼 경험이 있는 이혼녀. 베일에 싸인 인물로 세 부부 중 한 부부에게 휘몰아치는 파도를 안긴다. 이민영은 "초반에는 베일에 쌓여있어서 갸우뚱 할 수 있겠지만, 송원이 왜 한 가정에 파란을 일으키게 되는지 그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다 보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이민영은 "이혼 후 혼자 지내면서 자기관리를 하는 모습이나 성격이, 작가님이 나를 보셨나 싶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밝혔다.

배우들 모두 '결사곡'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로 성훈을 지목했다. 전노민은 "성훈이만 오면 분위기가 업 된다"고 했고, 이가령은 "배려도 많이 해주고, 늘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행복하게 촬영 한다"고 덧붙였다. 전수경은 "어떨 때보면 약을 먹었나 싶을 정도로 과할 때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성훈은 분위기 메이커임을 인정하며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다보니 배우들, 스텝들 만나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스케줄이 힘들다 보면 촬영장 가는 게 피곤해질 법도 한데 '결사곡'은 출발하기 전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결사곡' 배우 전노민, 이민영, 전수경, 유정준 감독, 배우 박주미, 이가령, 이태곤, 성훈./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 배우 전노민, 이민영, 전수경, 유정준 감독, 배우 박주미, 이가령, 이태곤, 성훈./사진제공=TV조선
'결사곡'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 시청자와도 만난다. 유 감독은 "기쁘고 설렌다. 한국적인 세계관이 지구 반대편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한국 드라마의 세계화에 우리 드라마가 작게나마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훈은 "넷플릭스가 '결사곡' 방영을 결정했다는 건, 세계에 내놔도 통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예상 시청률을 묻자 성훈은 "10%는 넘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고, 전수경은 "8.8%로 시작해 14%프로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태곤은 "5%는 넘기지 않을까 싶다"며 "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파격적인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해 기대를 모았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16부작으로, 오는 23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