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남궁민, 대상 수상
"상 받고 싶었다" 수상 소감 눈길
친구 정문성·연인 진아름 언급
배우 남궁민/ 사진=SBS 캡처
배우 남궁민/ 사진=SBS 캡처
배우 남궁민이 '2020 S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안은 뒤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프리즘타워에서 '2020 SBS 연기대상'이 열렸다. 남궁민은 배우 한석규, 김혜수, 김소연 등 쟁쟁한 대상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차지했다.

수상자로 호명된 남궁민은 "사실 제가 어려서부터 엑스트라, 단역 생활을 전전하다가 고정배역을 처음 맡은 게 SBS 드라마"라며 "고정이라고 해봤자 2회 나오고 다음에 또 나올 수 있는 배역이었는데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저한테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관계자 여러분께 너무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브리그'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드라마다. 한 분 한 분이 소중했고 드라마를 보면서 같이 나왔던 연기자들, 스태프분들 너무나도 예뻐보이고 감사한 마음이었다"며 "드라마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연출, 감독, 배우의 호흡인데 이번 드라마는 제가 겪었던 것 중에 가장 완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동윤 감독님은 첫 인상이 너무 키가 크시고 표정이 없어서 무서웠는데, 촬영장에서 좋은 의견을 내면 좋다고 웃어주시고 안 좋아도 웃으면서 말해줬다"며 "그런 확실한 기준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 드라마가 색깔이 제대로 입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신화 작가님을 생각하면 말씀 드릴 게 많다.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야구 드라마라고 해서 어떤 형식인지 궁금했다. 대본을 다 읽고 나서 바로 작가님을 만나 뵙게 됐는데 그때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지면 열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짜임새 있게 짜오셔서 감동했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백승수를 어떻게 소화할지 생각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궁민은 "드라마가 다 끝난 후에 작가님 SNS에서 '내가 쓴 글이 절대 드라마화될 리가 없다'는 낙서를 쓴 걸 봤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저의 옛날 모습과 그때 느끼던 감정들과 너무나도 비슷했다"며 "작가님이 틀리셨던 것 같다. 저희 드라마는 이렇게 좋은 드라마가 됐고 제게 이렇게 큰 상을 주셨다. 저한테는 최고의 작가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며 "어머니가 올해 몸이 안 좋으셨는데 앞으로 계속 건강하시길 바란다. 앞으로 더 열심히 효도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어 남궁민은 친구 같다는 형과 여자친구 진아름에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남궁민은 또 "연기를 같이 하다보면 배우들끼리 서로 얘기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연기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하기 꺼려지는데 정문성이란 친구는 서로 공부할 수 있게 한다"며 "오래 함께 해주고 계신 영원한 파트너에게 감사하다. 우리가 너무 힘들고 고된 길을 걸어왔는데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사실 상을 받고 싶었다. 단순히 상을 수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식석상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드디어 할 수 있게 됐다. 이 이야기는 꼭 해야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남궁민은 "제가 항상 힘들고 외롭고 절망에 빠져있을 때 주변을 보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저의 볼 모습, 못 볼 모습 다 본 사람들인데 바로 저희 스태프들"이라며 "한 가지 분명한건 너희들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고, 이곳에 서있지 못했을 것 같다. 일을 잘 해나가면 더 높은 위치에 가겠지만 그때마다 이 영상 보면서 내가 얼마나 너희를 사랑하고 위하고 아끼는 지 알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