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훌륭' 시간대 옮기고 시청률 반토막
'개콘', 방송 전부터 잦은 편성 이동으로 몸살
'살림남2'는 막강한 경쟁자 만나 고전 예상
월화드라마 마저 시청률 부진 등 총체적 난국
'개는 훌륭하다'와 '개그콘서트'/ 사진제공=KBS2
'개는 훌륭하다'와 '개그콘서트'/ 사진제공=KBS2
KBS가 최근 월화드라마 부활에 따라 대대적인 편성표 수정을 강행했다. 하지만 개편 첫 주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 부진과 함께 초라한 결과를 안고 있다.

큰 변화의 시작을 알린 건 월요 예능 신흥강자로 부상하던 '개는 훌륭하다'. 최근 9%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상승세를 탔지만 지난 6일 1시간을 늦춰 방송하면서 시청률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방송분은 4.3%를 기록하며 지난 방송대비 3.5%나 감소했다. 같은 시간 방송된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은 6.7%로 1위를 차지했다.

두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초까지 맞붙은 적이 있으나 '개는 훌륭하다'가 시간대를 바꾸면서 경쟁을 피했다. 이후 '개는 훌륭하다'는 자리를 잡으며 시청률이 점차 올랐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이 독이 된 탓일까. KBS는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복수는 수포로 돌아갔다.

KBS 장수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역시 이번 개편의 대상이다.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12월 토요일로 옮긴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편성 이동을 하게 됐다. 단순히 시간대만 변경된 것이 아니라 요일 자체가 바뀐 탓에 불편함은 오롯이 시청자가 떠안게 됐다. 일각에서 "이럴거면 차라리 폐지를 하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살림남2'와 '계약우정'/ 사진제공=KBS2
'살림남2'와 '계약우정'/ 사진제공=KBS2
'개그콘서트'의 빈 자리는 수요 예능 시청률 1위였던 '살림남2'가 채운다. 기존 시간대에서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던 인기 프로그램이지만 새로운 편성표에서도 활약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살림남2'가 맞붙게 될 경쟁 프로그램은 SBS '정글의 법칙'과 JTBC '아는 형님' 등으로 쟁쟁하다. 워낙 경쟁이 심한 주말 시간대로 옮겨진 탓에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 모든 연쇄 이동의 원인이었던 월화드라마 '계약우정'마저 첫 주부터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다. KBS가 여러 프로그램 시간대를 변경하면서까지 약 5개월 만에 월화극을 선보였지만 시청률은 1~2%에 그치고 말았다. 이로써 KBS는 월화드라마 부활이라는 명분 마저 내세울 수 없게 됐다.

앞서 KBS는 이번 편성에 대해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가족 시청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프로그램 블록을 완성해 더욱 젊고, 친근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간대로 옮긴 '개그콘서트'와 '살림남2'가 좋은 성적을 거둬 반쪽 자리 성과라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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