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박재란 편 캡처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박재란 편 캡처
가수 박재란이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파란만장했던 인생사를 털어놓았다. 그는 전 남편의 연이은 사업 실패와 외모로 인해 이혼했다. 이후 새 출발을 다짐하며 미국으로 향했으나 미국에서 사기를 당해 10억을 잃었다. 귀국 후 둘째 딸 박성신이 2014년 심장질환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박재란은 또 다시 깊은 슬픔을 겪어야 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인생다큐 마이웨이’에는 1960~1970년대 톱가수 박재란이 출연했다.

박재란은 정상의 자리에서 돌연 결혼을 발표했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박재란은 “내가 가정에서 아내로서 역할을 잘 못했다. 연애는 달콤하게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내가 너무 나쁘게 일하다 보니 부부지간의 다감한 만남, 외식, 가족끼리의 화목은 (우선순위에서) 제외했었다. 돈만 벌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 남편이 사업하다가 돈이 없어졌다. 나는 내가 쓴 적 없다. 나는 돈만 벌려고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남편이) 사업을 하다가 워낙 빚을 많이 져서 그렇게 갚았는데도 다 못 갚았다. 다 내 돈으로 갚았는데도 안 됐다. 갈현동 저 구석 전셋집으로 이사도 갔었다. 집 두 채를 다 팔아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둘 있으니까 그래도 끝까지 전 남편과 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박재란은 “그 당시는 다방이라고 하지 않았나. 명동에 있던 다방이었다. 마담이라고 하지 않나. 전 남편과 마담이 홍콩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비자까지 다 나와 있더라. 내가 거기서 이혼을 결정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를 다 놔두고 가 버리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이 소리 전 남편에게 들어가도 괜찮다. 이제 나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란은 “전 남편은 이혼을 안 해주려고 해서 내가 피해다녔다. 한명숙 씨 집에 숨어 있는데 나를 찾아왔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남편이 무릎을 꿇고 ‘하늘이 두 쪽 나도 네 마음은 변치 않았을 걸 알았다’고 하더라. 나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변치 않을 것 같은 사람이 변했을 때는 끝난 거다. 가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박재란 편 캡처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박재란 편 캡처
박성신은 “당시에는 여자가 이혼한다는 것은 한 번 죽는 거다. 내가 우울증이 와서 정신 이상, 우울증 환자들 입원하는 데까지 갔다. 퇴원했는데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서 한국을 떠보자, 다른 나라로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미국으로 이민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두 딸을 데려가려고 했는데 전 남편이 안 된다고, 두 딸을 못 만나게 차단시켜놨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삶도 순탄하지 못했고 외로움은 더 큰 시련을 불러왔다. 박성신은 “여자인 동생을 만나서 자매같이 지냈다. 나에게 찰싹 달라붙었다”면서 “다른 일은 해보지도 못했다. 10억 되는 돈을 다 날렸다. 거기서 내가 자살해서 죽으려고 했다. 되는 게 없으니 ‘내가 살면 뭐 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박재란은 10억 사기를 당해 수갑까지 차야했다.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박재란 편 캡처
사진=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박재란 편 캡처
미국에서 딸들의 소식을 듣지 못하다가 박재란은 귀국 후 딸들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박재란의 둘째 딸은 2014년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가수 고(故) 박성신이다. 박재란은 “대전에서 사위한테 전화가 왔다. 갑자기 쓰러져서 사망했다고. 내가 대전 가서 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위가 연락 안하고 (딸 묘지를) 안 알려준 것도 내가 기절할 정도로 계속 아파할까봐”라고 덧붙였다.

박재란이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난 후였다. 박재란은 “한번은 비가 쏟아지는데 너무 보고싶더라. 내가 운전대를 잡고 이름을 막 불렀다. 백화점을 갔다 나오다가 ‘성신아’라고 이름을 불렀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나. 그때 비가 쏟아지는데 운전하면서 이름을 부르는데 내 가슴으로 ‘엄마, 울지마. 나 여기 정말 좋고 행복해. 울지 마 엄마’라고 누가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게 가슴으로 말이 전해지더라”고 털어놨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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