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길./ 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가수 길./ 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남성듀오 리쌍 출신 가수 길이 오랜 침묵을 깼다.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를 통해서다. 음주운전으로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한지 약 3년 만이다.

길은 지난 27일 방송된 ‘아이콘택트’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특별한 사연을 지닌 이들이 출연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진심을 털어놓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른바 ‘눈맞춤’으로 마음을 전하는 ‘침묵 예능’이다.

3년 만에 TV 카메라 앞에 선 길은 “나와 내 음악을 사랑해 주신 이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드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음악으로 보답한다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래서 집에서 악기도 다 치워버렸다. 산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걷자는 생각으로 산을 많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동료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잠적한 3년 동안 길은 연인과 언약식을 올리고 아들도 낳았다. 이에 MC인 강호동과 이상민, 하하 등은 “전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길의 ‘눈맞춤’ 상대는 장모였다. 장모는 “우리 딸이 3년 동안 실종됐다. 집 밖을 나오지도 않았다. 은둔생활을 하고 노출할 수가 없다. 사위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헤어지라고 말하면 안 될까?’라고 (생각) 했는데 그땐 이미 뱃속에 손자가 있었다”고 했다.

언약식과 득남 소식을 주위에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길은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내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주위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은 상태여서 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장모는 그런 길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섭섭했다. 기사가 났을 때 ‘맞다’고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화가났다. 임신해서 애를 낳으면 축하 받아야할 일이고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길은 장모 앞에서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눈맞춤’을 마친 길과 장모는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 모두 결혼식 날짜를 받았고, 장모는 5월에 하겠다는 길에게 “하루라도 빨리하면 좋지 않느냐”며 “4월에 하자”고 했다.

길은 “연예인 길이 아니라 인간 길성준, 어머님의 사위 길성준으로 최선을 다해 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모는 길을 사위로 받아들이겠느냐는 마지막 질문에 “결혼식을 올려야 할 것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며 뒤돌아 나가버렸다.

이후 ‘아이콘택트’의 제작진은 대기실에서 다시 만난 장모와 길의 모습을 보여줬다. 장모는 길의 손을 잡으며 길을 응원했다.

3년 만에 밝혀진 길의 근황에 시청자들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으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길을 향해서는 여전히 쓴소리를 하면서도, 숨어 지낸 아내와 아들, 그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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