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빅리그>│우정으로 쌓아올린 무대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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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끼리의 ‘우정 끈끈이’를 느꼈습니다!” tvN (이하 ) 최종 라운드에서 김미려가 밝힌 소감은, 이들의 리허설 현장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이다. 에 출연한 11개의 팀 사이에 흐르는 건 상금 1억 원을 향한 긴장감이 아니라 무대의 절실함을 아는 사람들끼리의 동지애다. 도움은 이 팀에서 저 팀으로 전달되고, 모두들 그 틈에서 성장한다. 아메리카노의 코너를 도와주고 있는 4G의 양세형은 “‘4G리카노’로 팀 이름을 바꾸자”고 슬쩍 농담을 던지다가도, 막상 4G의 리허설이 시작되자 김석현 PD를 향해 “오늘 기욱이 형 오버하는 거 많이 봐 주십시오”라고 진지하게 선전포고한다. 허나 에서의 도움이 반드시 무대에 함께 서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각각 갈갈스와 요시모토 군단의 카우카우에게 녹화장이 울릴 정도의 큰 웃음으로 화답한 안영미와 박준형처럼, 무대 아래에서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방식도 존재한다.
<코미디 빅리그>│우정으로 쌓아올린 무대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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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정 끈끈이’를 코미디언들만이 공유하는 건 아니다. 김석현 PD를 비롯한 스태프들 또한 팀의 일부로 인식될 정도다. 아3인의 이상준은 리허설 중 “머리채 다 뜯긴 거 어쩔 거야 저거!”라는 대사를 하다가, 모자로 머리를 가린 김석현 PD의 심상치 않은 눈빛에 “(이 대사) 하지 말까요? 저도 대머린데요”라며 장난을 친다. 또한 졸탄의 한현민은 이재형에게 “와, 형! 세트가 너무 만족스러운데? 한 번 해야겠는데?”라는 말을 건넴과 동시에 세트 감독 앞에서 두 팔을 좌우로 흔들며 “감독님~ 우리 감독님~”이라는 애교스러운 노래를 부른다. 코너를 검사하는 스태프들과 확인 받는 연기자들이라는 개념보다, 이 리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운명 공동체’라는 말이 훨씬 어울리는 그림이다.
<코미디 빅리그>│우정으로 쌓아올린 무대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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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분위기와는 별개로 “오늘 내가 출연한 두 코너 중에 하나만 재방송에 나오면 돼. 오늘 로또다, 진짜”라고 털어놓은 박휘순이나 첫 5위를 하고 “여기까지 올라오기가… 진짜 힘드네요”라며 눈물을 보인 윤택처럼, 코미디언들에게 순위 경쟁은 늘 치열하고 힘들다. 하지만 아메리카노는 옹달샘의 독주를 쉽게 점치던 사람들의 뒤통수를 멋지게 때렸고, 비포애프터는 최종 라운드에 이르러 처음 5위에 오르며 마침내 승점을 따냈다. 어쨌든 이라는 리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는 결국 생긴다는 뜻이다. 예상이 깨지는 순간, 코미디는 더 크게 터진다. 약 한 달 후 시작될 시즌 2에서는 누가 우리를 또 놀라게 할까. 그 전에, 최종 1위에 올라 1억 원을 받게 된 옹달샘이 정말로 전 출연진에게 해외여행을 쏠 것인지가 가장 궁금하긴 하다.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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