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40년 관성의 변화 끝에 오는 감동
‘남자의 자격’, 40년 관성의 변화 끝에 오는 감동
‘남자의 자격’ 일 KBS2 오후 5시 20분
남자들에게도, 유기견에게도, 새로운 생활이 시작됐다. 주인에게 학대 받던 유기견들을 일주일동안 보살펴주던 ‘남자의 자격’ 멤버 중 이경규와 김국진, 김성민은 결국 자신들이 직접 개를 입양했다. 말하자면 방송을 위해 시작된 미션이 그들의 생활을 전과는 다르게 변화시킨 것이다. 이것은 이들 멤버들이 소위 ‘아저씨’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서사를 만든다. , ‘1박 2일’ 등 다수 리얼 버라이어티 역시 남자 멤버들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평균 연령이 높은 ‘남자의 자격’의 아저씨들은 게으름과 허세 같은 이미 굳어버린 자기만의 생활 방식을 유독 자주 드러낸다. 그리고 ‘남자의 자격’은 첫 회에서 시도했던 리마인드 웨딩에서부터 바로 그런 나이 든 남자 특유의 습관을 깨는 과정을 보여줬다. 육아나 음식 만들기, 선물 사기, 디지털 기기 다루기처럼 소소한 미션이 흥미로울 수 있었던 건 그래서다. 그들은 가시적으로 거창한 무언가를 이루진 않지만, 대신 40여 년 동안 누적된 삶의 관성을 조금씩 새로운 방향으로 틀어놓는다. 그리고 놀랍게도, 가끔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은 변화하고 심지어 더 나아지기까지 한다. 이번 ‘남자, 새로운 생명을 만나다’ 편에서 애완동물에 대한 경험이 없는 김국진은 처음으로 동물에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법을 배웠다. 물론 그가 맡았던 덕구의 입양이 취소되면서 김국진이 입양하게 되는 과정은 철저히 우연이지만,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일주일동안 그가 변했고, 덕구와 함께할 마음의 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즉 이번 ‘남자의 자격’이 보여준 감동의 서사는 일회적 방송으로 끝나지 않고 멤버 개인 안에 축적됐다. 그렇게 남자들은 더 멋진 남자를 향한 남자의 자격을 하나씩 배워간다. 평균나이 40세가 넘는 남자들의 성장 스토리라니, 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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