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안방마님의 진가
, 안방마님의 진가" /> 월 MBC 밤 11시 15분
의 승승장구와 관련해서 매끄러운 진행을 이끌어나가는 유재석의 능력이나 홍보기간을 맞아 예능 나들이에 나선 출연자들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안일함에서 멀어지려는 작가진의 노력을 칭찬하는 것은 이제 식상한 일이다. 양동근조차 “그냥 재미가 없다”고 평한 김태희를 중심으로 호란이나 김경진처럼 예상치 못한 인물들을 끌어들이면서도 낯가림이 심한 양동근과의 시너지를 위해 비지를 섭외한 어제의 방송 역시 그러한 장점들이 잘 드러난 한 시간이었다. 게스트들은 라디오 사연처럼 잘 짜인 에피소드를 준비하지 않고도 각자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고, 그런 이야기들만으로도 방송은 충분한 내용을 보여줄 수 있었다. CG와 함께 ‘고무고무 인중’을 구현하거나 양동근의 발언을 군복무늬로 장식하는 자막의 디테일한 정성은 이제 이나 못 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 방송의 최고 수훈은 아무래도 김원희다. ‘서른’이라는 주제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듣는 오프닝에서부터 그녀는 서른 이후의 삶에 관한 촌철살인의 멘트를 통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에 웃음을 더해주었다. 게다가 초반 분량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유재석을 대신해 전체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면서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이고, 이를 통해 꼼꼼하게 추가 답변을 이끌어 낼 뿐 아니라 간간히 고정 패널들의 캐릭터를 희화화 하며 웃음의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것 역시 김원희의 몫이었다. 골방으로 넘어가 유재석이 다소 기운을 차리자 상황극에 뛰어들어 토크의 템포를 살려내고, 유재석의 사소한 반응을 지적해 새로운 상황을 엮어내는 솜씨는 여성 진행자로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플레이였다. 7년 동안 무르익을 대로 익은 재능이 다른 방송에서는 이처럼 만개하지 못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의 잘못은 아닌 것 같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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