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너무 일찍 찾아온 위기
, 너무 일찍 찾아온 위기" /> 6회 SBS 수 밤 9시 55분
라는 드라마가 어떤 드라마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는 부분은 3주간의 결방 전 지난 5회 동안의 내용을 정리한 ‘지난 이야기’ 부분이었다. 그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는 5회의 내용을 전혀 정리할 수 없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그 불확실함은 6회에서도 마찬가지여서, 5회를 정리할 여유도 없이 쉴 새 없이 흐르는 음악 속에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정신없이 소화해야만 했다. 일본에 있는 건욱(김남길)과 재인(한가인), 태성(김재욱) 사이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쌓여갔고, 태성에게도 건욱만큼이나 슬픈 과거가 있었다는 사실이 라멘집 장면과 회상을 통해 드러났다. 한편 한국에서는 해신그룹의 자매들이 건욱이 있건 없건 그의 그림자 안에서 흔들렸으며, 선영(김민서)의 죽음과 관련한 수사도 진행되어 갔다. 이렇듯 한꺼번에 진행되는 의 이야기는, 복수극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우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 이야기를 불친절하다는 말로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층적인 이야기 구조를 말로 설명하지 않고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목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이야기가 이미지로서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만 본다면, 아마도 그 답은 그렇지 않다, 에 가까울 것이다. 상징과 감정이 과잉된 화면 속에서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개연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영상은 드라마의 중요한 요소일 수는 있지만 전부일 수는 없다. 아직 한참 이야기를 더 풀어가야하는 가 너무 일찍 맞이한 위기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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