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 수첩>,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 PD수첩 > MBC 화 밤 11시 15분
“이런 대한민국을 고발한다.” 민간인 사찰 피해자인 김종인 씨의 말이다. 예전 유행했던 ‘쥐코’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이유로 맡고 있던 대표이사직을 사임해야 했고, 경찰의 수사를 받았으며, 한국을 떠나 있어야 했다. 그가 조사받은 사항들은 강원도 평창이 본적인데 이광재 의원과 관계없는지, 사이트 최종방문일이 2006년인데 노사모 활동을 했는지(설령 했다면 뭐가 문제란 말인가?),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이 다 밝혀진 상품권 구매 내역을 놓고 현금화해서 촛불집회에 쓸 초를 산 것이 아닌지 등과 같은 한심한 내용이었다. 이런 어이없는 내용을 이유랍시고 국가권력을 이용해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국무총리가 경찰서장에게 직통으로 공문을 내리는가 하면 수사관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음에도 보충조사를 지시해 본인들이 원하는 처벌 수위는 전혀 아니었겠지만 결국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했다. 김종인 씨의 블로그는 20~30명만이 찾아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 사전에 민간인 불법사찰을 진행하고 있지 않고서는 백만 명 넘게 본 ‘쥐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것만으로 벌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정부기관이 그것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이란 이름의 기관에서 민간인을 내사하고 있었던 사실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정부가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고, 초법적인 행위를 자행하는데 얼마나 면역이 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담당 공무원의 파렴치한 태도다. 담당자가 자신의 국회질의 차례가 오기 직전 카메라 앞임에도 과감히 ‘땡땡이’를 쳤다. 국가권력 남용에 도취된 고위 공직자들의 두꺼운 낯짝은 보는 이를 더욱 부끄럽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결국 ‘병원행’을 국회 질의를 무단으로 ‘짼’ 이유로 들었으니 발상의 안이함과 고루함에 치가 떨릴 지경이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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