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타운>, 사랑은 속물을 구원할 수 있을까
, 사랑은 속물을 구원할 수 있을까" /> 11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변하는 물질의 세계와 그에 따라 좌우되는 사람의 관계다. 이 작품은 사람의 계급을 나누고 가치를 결정할 만큼 절대적인 기준으로 현실을 지배하는 물질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동시에 돈이 하루아침에 “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연속해서 그려내며 그것이 얼마나 가변적이고 허무한 가치인지를 풍자한다. 전날까지만 해도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바로 다음날 종잇장이 될 수도 있는 주식, 숫자 몇 개에 따라 대박 혹은 쓰레기로 운명이 바뀌는 복권. 그리고 어제의 김윤 화백 작품 위작 사건 또한 그러한 풍자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다겸(민효린)으로부터 ‘할아버지 그림 빼면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라며 정곡을 찔렸던 영희(김민준)의 삶은 정말로 하루 만에 영락 직전으로 내몰리고, 그에 따라 다겸과 영희의 관계는 새로운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이처럼 수시로 변하는 물질의 세계는 사람의 관계에 계속해서 긴장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11회는 그 긴장감이 절정을 향해 달리는 속도에 더 가속을 붙였다. 순금(성유리)은 건우(정겨운)에게 복권 당첨 사실을 털어놓고 싶은 욕망과 숨기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똥꿈”을 꾸고, 순금의 압구정 집까지 확인한 수정(이경실)은 순금의 로또 1등 당첨설의 진실에 거의 근접한다. 여기에 다겸에게 준 그림이 할아버지의 유일한 진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 ‘무일푼’ 영희와 그 사실을 곧 알아차리게 될 다겸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까지 가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을 가장 흥미롭게 하는 질문은 하나다. 돈에 따라 변하지 않는 진심이란 존재하는 걸까, 그래서 극중 인물들이 서로에게 보여준 사랑과 우정의 순간들은 과연 이 비루한 속물들의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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