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이다!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8등신의 긴 머리 여자, 10cm도 넘는 ‘킬 힐’ 때문에 스타일리스트의 손을 잡고 복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던 그녀가 돌아본다. 이소라다.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2>(<프런코 2>)는 내년 1월 말에야 방송을 시작하지만 사전제작으로 이미 3회분 가량의 촬영을 마친 이소라와 다른 심사위원들은 지난 시즌 TV에서 본 모습 그대로 런웨이 옆자리를 지키고 있다. “패션의 세계는 냉정합니다. 진보한 디자인은 박수를 받고, 진부한 디자인은 외면당합니다” 등 특유의 멘트로 현장 공개 행사의 막을 연 이소라가 런웨이 뒤편을 돌아보며 자랑스레 소개한다. “오늘의 스페셜 게스트는, 김현중 씹니다” 앗, 정말? “제가 맘대로 정해봤어요!” 이런… 낚였다.

사실 <프런코>에서는 자주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소라는 농담을 무척 즐기는 진행자다. 김석원 디자이너와 신유진 <엘르 코리아> 편집장이 심사 기준에 대해 각각 ‘아이디어’와 ‘미션을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것’을 첫째로 꼽자 “저는 얼굴을 봅니다”라며 운을 떼기도 하고, <프런코 2>의 스페셜 게스트로는 패션 사업까지 겸하고 있는 비를 꼭 초대하고 싶다며 강력한 바람을 드러낸 뒤 “개인적인 이기심을 채우려는 건 절대 아니에요”라는 강한 부정으로 속마음을 긍정하기도 한다.

이번 시즌에도 높은 경쟁을 뚫고 최종 선발된 열다섯 명의 신인 디자이너들이 있지만 보안 관계상 그들을 대신해 <프런코 2>의 미션 수행으로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런웨이에 올랐다. 미션의 주제 역시 비공개지만 화려한 드레스에서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다.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프런코 2> 출신자들이 한국과 세계에서 실력 있는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게 궁극적인 바람”이라는 ‘팀 간’ 간호섭 교수의 말대로 그들의 꿈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낼 날이 기다려진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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