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성인이 되고 나서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객관식 퀴즈였다. 하지만 이야기는 성인이 되면 당당하게 19금 영화를 볼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지고, 성인영화 <아마조네스>에 대한 조형기의 추억과 붐이 아끼는 에로 비디오 제목이 공개된다. “오시는 건 좋은데 너무 수위 높은 얘기들이 나오면 편집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건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흔쾌히 취재를 허락하면서도 조금은 걱정스러워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세바퀴’의 박현석 PD의 당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일산 MBC 드림센터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번 ‘세바퀴’ 녹화의 편집이 어렵다면 꼭 성인영화 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오랜만에 선우용녀가 돌아온 것에 모두들 반가워하자 기어코 그녀는 “너무 그러면 진심이 안 느껴져 싫다”고 손사래를 치고, 이경실은 “오랜만에 와서 까다롭게 구신다”고 면박을 준다. 이 때다 싶어 조혜련은 대기실에서 다리 떨다가 선우용녀에게 30분 동안 잔소리를 들은 일을 폭로한다. 뭔가 꺼리만 생기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이야기들. 문제는 서민정을 시도했다가 김상희가 된 이경실 헤어스타일 이야기부터 보톡스가 듣질 않아 앞머리로 이마를 가린 김지선의 사연까지 이야기들 대부분이 중간에 끊기에는 너무 재밌다는 것. 그러니 이번 편집도 쉽진 않겠다. 한바탕, 아니 두세 바탕 토크 토네이도가 지나간 후 “이제 문제 풀어볼까요?”라고 MC 박미선이 말을 꺼낸 건 오후 4시. 정확히 녹화 시작한지 1시간 후였다.

오늘 현장의 한 마디 : “그럼 김구라는 과학자가 됐겠지.”

오늘의 특별한 여자 게스트는 화려한 복장으로 룸바를 선보인 박소현. 왼쪽 편의 선생님들이 ‘곱다, 고와’ 연신 감탄했지만 정작 박소현이 주목을 끈 건 그 특유의 건망증에 대해 주위 사람들이 폭로전을 펼치면서부터다. 엊그제 잘 먹고 사인까지 해주고 나온 식당에 가서 “이렇게 맛있는 집이 있었네”라고 감탄했다는 일이 김기수를 통해 폭로되자 사람들은 머리가 작아서 뇌 용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놀린다. 이걸 놓치지 않는 조혜련의 한 마디. “그럼 김구라는 과학자가 됐겠지.” 주워 먹기라 해도 상관없다.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토크 정글 ‘세바퀴’에선 먼저 웃기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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