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에서만 패밀리들이 놀러 다니는 건 아니다. MBC every1 <가족이 필요해> 시즌3에서 만난 아빠 최양락, 첫째 이성진, 둘째 리키 김, 막내 정진운, 이렇게 네 가족도 부천의 한 실내 스파로 가족 나들이를 나왔다. 물에서 노는 게 그렇게 좋은지 아들 셋은 쉬지 않고 다른 일반인 꼬마 아이들과 물장난을 하고, 아빠는 물에 살짝 발만 담근 채 흐뭇한 얼굴로 구경하고 있다. 같이 놀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걸까 싶은데 세 손가락에 감긴 반창고가 눈에 띈다.

“워낙 피부가 약하세요. 알레르기도 쉽게 생기고. 그래서 원래 물에 잘 안 들어가는데 오늘은 아들들 때문에 같이 들어가서 놀다가 어디서 그랬는지 모르게 손가락을 긁히셨네요.” 메인 작가가 살짝 귀띔해준다. 말을 듣고 보니 티셔츠와 반바지 바깥으로 나온 아빠의 팔과 다리가 유독 희고 연약해 보인다. 아빠가 하염없이 아들들 노는 걸 보고 있을 때, 풍선 막대로 수면을 두들기며 꼬마들을 겁주던 철없는 세 아들들은 이제 가위 바위 보로 진사람 머리 때리기를 하기 시작한다. 풍선 막대로 머리를 때릴 때마다 소리는 팡팡 터지고, 맞는 사람이나 때리는 사람이나 웃음도 쾅쾅 터지니 이번 녹화는 성공이다. 한참 놀던 첫째가 그제야 아빠 생각이 났는지 돌아보자 아빠는 하염없이 자상한 얼굴로 말한다. “더 놀아, 더 놀아.” 바로 이런 훈훈한 경험을 위해 가족이 필요한 거다.

오늘 현장의 한 마디 : “몸매 잘 나온 걸로 올려주세요.”

여러 물놀이 시설을 오가면서 방송 분량을 만들어가는 와중에도 여성 작가들의 목표는 단 하나, 리키 김의 티셔츠를 벗기는 것이었다. 본인에게 직접 말하진 못하고 고참 스태프에게 계속 압박을 넣던 그녀들은 결국 소원성취를 했으니, 큰형과의 수영대결을 위해 리키 김이 웃통을 드러낸 것. 군살 없이 매끈한 몸매를 보니 왜 그런 바람을 가졌을지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촬영을 잠시 쉬는 사이 리키 김이 <10 아시아> 사진기자를 향해 오더니 묻는다. “사진 잘 나왔어요?” 자신이 찍힌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던 그는 근육에 힘을 주는 자세를 장난스레 취하더니 “몸매 잘 나온 걸로 올려주세요”라고 말한다. 잘생기고 몸매 좋고 친절하고 심지어 한국말도 정말 잘 하는 이 외국인 훈남의 부탁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을까.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