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환은 고아원에서 자랐다. 비슷한 처지의 여인과 사랑에 빠졌지만 태성그룹의 사위 자리를 얻기 위해 과감히 버렸다. “회사 일을 내려놔? 내가 한 시간만 태성을 내려놔 봐라. 누구의 고기밥이 될지 몰라” 라며 야망을 위해 쉬지 않고 달리면서도 한 눈은 팔았다. 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납치해 강제로 중절 수술을 시킨 뒤 길에 버리고도 당당히 외쳤다. “그 자식은 내 인생, 아니 우리 계약 속엔 없었던 자식이야! 서로 참아내지 못한 욕정의 씨앗일 뿐이라구!”

그래서 “남의 영혼 같은 건 관심 없는” 신태환은 아들에게 성매매 여성을 붙여준 뒤 “남자로서 간단한 성인식 했다 생각해라”라고 말하고, 노조 활동 가담자에게는 “나를 잘못 거스르면 네 놈의 코에 갈고리가 꿰지고 턱에 재갈을 물리는 수가 있어”라며 협박한다. “개발의 수레바퀴가 숨차게 돌아가는데 가만 앉아만 있다간 수레바퀴에 갈려 압사”하는 시대는 그를 한없이 비장하게 만들고, “기업은 죽느냐 사느냐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야. 니 손에 피를 묻히고 싸워 이긴 것만이 면류관이 되는 거야!” “애들을 몇 천 명 동원해서라도 사생결단을 해! 실패하면 모두 자결할 각오들 해라” 라며 아랫것들을 닦달하는 신태환이지만 사실 그는 의외로 낭만을 아는 남자다. 특히 “악마도 평생 자기를 잊지 못하고 살았다는 사람 앞에서는 약해지지. 아직도 심장의 피는 뜨거우니까” “한강물이 흐르듯이 역사도 흘러가는군요. 실수 없이 위대해진 사람 없다구 했잖솟!” “분노를 삼키는 니 심장 소리가 너무 크구나” 등 문학적 소양 넘치는 대사들은 신태환 회장 자서전이 나온다면 <신화는 없다>를 능가하는 베스트셀러가 될 것임을 예감케 한다.

갈래 : 드라마, 기업극화, 현대사

[1점 문제]Q. 다음 두 사람의 대화에서 신태환이 언급하는 영화의 제목은 무엇일까.
제니스 : 한 때는 날 죽이고 싶기도 했구요?
신태환 : 그래, 기억해! 내가 가고 싶은 길 당신이 목숨 걸고 막아설 때…나도 어느 영화 주인공처럼 보트를 뒤엎고 싶었어!

1) <에덴의 동쪽>
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3) <젊은이의 양지>
4) <타이타닉>
5) <이유 없는 반항>

[2점 문제]Q. 다음 신태환의 대사 중 질문의 의도가 다른 하나를 고르시오.

1) 철학? 악인이 살아남는 시대에 개똥철학이나 하자구?
2) 그런 좋은 법안이 있었습니까?
3) 죗값? 죽음?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살아남을 자가 뉘죠?
4) 이사회는 경기 들린 사람들처럼 늘 놀라기만 하는 게 소임이랍니까?
5) 너 참고로 우리나라 기업의 몇 프로가 분식회계를 하는지 말해주랴?

[3점 문제]Q. 다음 기사의 상황에 대한 신태환의 대사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
촛불 집회 진압에 반대하며 병역 거부를 선언했던 의경 이길준 이경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중략)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은 시위진압 명령 거부가 양심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주장은 따로 하더라도 법률에 따른 경찰의 기본 임무를 따르지 않은 것은 양심의 자유라 볼 수 없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 <프레시안> 2008년 11월 14일

1) 이 놈 내놓은 공산당이군.
2) 이런 죽일 놈! 동정의 여지도 없는 놈! 오냐! 네 원이면 감빵 맛을 보아라!
3) 미련한 파리처럼 촛불 주변에 놀다가 생명을 날리지 말고 속히 떠나라고 당부하셨어야죠!
4) 약한 놈이 강한 첼 말았어야지! 정치권에 이용이나 당하고 칠성판에 올라간 소감이 어떠냐?
5) 뭐야 이 녀석, 사내다운 기상이 전혀 보이지 않잖아! 계집애처럼 찔찔 짜는 겁쟁이로 자라고 있어!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5
2점 문제 – 4
3점 문제 – 4

오답 꼼꼼 체크!
[2점 문제]
문학적 표현이 사용된 보기를 읽을 때는 지문을 꼼꼼히 파악해야 합니다. 일단 화자는 애리, 주제는 ‘전화 받아’인 지문으로부터 답은 단순한 스토킹을 표현하는 1)이나 옛 애인에 대한 미련을 담고 있는 3)을 벗어나 ‘전화’가 등장하는 보기 2), 4), 5)번으로 압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2)는 전화를 받는 자의 고통을, 5)는 실연과 이별의 아픔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문과 어긋나는 내용을 차례로 지워나가다 보면 마지막으로 남는 것이 바로 여러분의 열쇠입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올 연말도 솔로부대인 내 앞에서 친구가 실연의 아픔을 토로할 때
여자 따위에 연연하는 유치한 짓은 이제 졸업할 때가 됐지. 사나이 인생에 있어 여잔 별 게 아니야!

* 눈엣가시가 생겼을 때
그럼 없애버려야지. 대한민국에 리만 브라더스보다 영향력이 큰 놈은 필요 없다.

* 막판에 뒤통수 쳤는데 삑사리 났을 때
내가 당신을 배반한 것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죄일 거야… 하지만 내 배반이 당신한텐 축복이 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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