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되는 거의 모든 콘텐츠가 상품이 되는 시대, 다큐멘터리도 예외일 수 없다. EBS의 <한반도의 공룡>은 평균 시청률 2.9%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KBS의 <차마고도>와 방영 예정인 <누들로드>는 해외 판매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수익성을 새롭게 조명 했다. 독특한 소재와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다큐멘터리들 속에서 방영을 앞둔 MBC 3부작 <북극의 눈물>은 ‘온난화에 대한 경고’라는 주제를 뚝심과 인내로 풀어나가는 전통적인 제작 방식 때문에 오히려 눈에 띈다.

촬영기간 1년, 제작비만 20억 원

12월 3일 MBC 경영 지원 센터에서 있었던 <북극의 눈물> 기자 시사회 현장에서 작품을 기획한 윤미현 PD는 다큐멘터리의 존재 가치에 대해 “수익성이 목적이 아니다. 시청자 복지가 1차적인 의의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1년여에 걸친 촬영 기간 동안 약 20억 원을 투입한 <북극의 눈물>은 우선 풍부한 볼거리는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씨네플렉스(군사용 항공촬영 시스템)는 안정감 있는 항공촬영과 360도 회전되는 렌즈를 통해 북극의 풍경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 그러나 국내 최초로 시도된 북극 동물들의 근접 촬영은 첨단 장비보다는 제작진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동물의 지표를 알 수 없는 북극의 지형 특성, 혹한, 해빙, 동물의 공격 등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제작진은 빙벽을 오르내리는 북극곰, 영역 싸움을 하는 바다코끼리의 모습 등 진귀한 장면들을 촬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단지 이국적인 풍광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북극의 눈물>은 시청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하늘에서 바라본 설원에는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균열 절벽인 크랙이 손금처럼 만들어져 있고, 북극곰을 비롯한 북극 동물들은 온난화로 인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북극 생태계에서 가장 위험에 처한 것은 다름 아닌 인간. 주민의 상당수가 사냥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그린란드의 이누이트들은 직업을 잃었을 뿐 아니라 급격한 해빙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면, 그 아름다움이 무너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갖지 않을까”

작품을 연출한 조준묵 PD는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면, 그 아름다운 것이 무너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갖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작품을 구성했다고. 따라서 <북극의 눈물>은 강경하거나 계몽적이기 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으로 온난화의 위험을 경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제작진이 270여 시간 분량의 테이프에 담아 온 북극의 오늘이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의 눈물>은 12월 7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방송되며, 28일에는 MBC 스페셜을 통해 다큐멘터리의 제작기가 방송될 예정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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