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불타는 청춘’ 김승진./ 사진=SBS 방송화면
‘불타는 청춘’ 김승진./ 사진=SBS 방송화면
1980년대 ‘스잔’으로 사랑받은 가수 김승진과 1990년대 인기 댄스그룹 잼으로 활동했던 조진수가 SBS ‘불타는 청춘’에서 파란만장했던 인생사를 털어놨다.

지난 14일 방송된 ‘불타는 청춘’에서 김승진과 조진수가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해 반가움을 안겼다.

이날 김승진은 “2002년에 밴드를 만들었는데 2003년에 투자가 됐다. 그때 친했던 동생이 자신이 엔터 사업을 해보겠다고 했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모르고 노래만 하던 사람들이라 믿고 맡겼다. 모든 관리를 하게 했는데 2개월 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3억 5000만원 정도를 날렸다. 그때가 재기 기회였는데”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김승진은 “더 센 것도 많았다”며 “제일 센 게 1990년도인데, 친한 형을 위해 보증을 섰다”고 털어놨다.

김승진은 “액수가 정해져 있을 거 아니냐. 수표에 사인하러 갔는데, 그 형은 내가 잘 모르는 것 같으니까 액수를 더 크게 적어 놓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사인만 했다”고 밝혔다. 이에 양수경은 “사인만 하면 절대 안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한 김승진은 “난 진짜 형이 좋아서 마음을 다 줬는데, 그 형은 내가 자신의 손바닥 안에 있어서 언제든 그렇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것 같다. 그때 이후로 사람에게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김승진은 그 날의 충격 때문에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고 했다. 양수경이 “원래 술 잘 마시지 않았느냐”라고 하자 김승진은 “그땐 즐겁게 마셨다”며 머쓱해 했다.

끝이 아니었다. 김승진은 “그 이후에도 비슷한 일이 2, 3년 꼴로 계속 일어났다. 마지막 방법으로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양수경이 “그게 방법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좀 어떠냐”고 물었다. 김승진은 “공황장애같은 건 많이 고쳐졌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호전된 상태다. 하지만 잠자는 것은 어렵다. 이것 저것 다 해봤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불타는 청춘’ 조진수./ 사진=SBS 방송화면
‘불타는 청춘’ 조진수./ 사진=SBS 방송화면
조진수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특히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 잼이 해체한 이후 미용사로 전향한 계기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조진수는 “일단은 가요계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들 알겠지만 연예계가 노래를 잘한다고 좋은 가수가 되는 곳이 아니더라”라며 “그런 것들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에 최성국은 “연예인이 다른 일로 넘어갈 때 보통은 뻔하지 않나. 술집이나 카페 등 장사를 한다. 김민우 형은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가족들 먹여 살리려고 자동차 딜러가 됐다. 어떻게 미용사가 될 생각을 했나”라고 물었다.

조진수는 “사실 미용을 모든 직업 중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형이 미용일을 했다. 1세대다”라며 “그땐 지금과 환경이 많이 달랐다. 미용붐이 일었을 땐데 자신이 정한 사람에게 미용을 받지 못하면 서로 싸우기도 했다. 또 지금은 이해 안 되겠지만 당시에는 남자 미용사에게 ‘게이’라고 하는 등 편견이 있었다. 이런 저런 모습을 보면서 안 되겠다 생각한 직업”이라고 털어놨다.

그런데도 미용의 길을 택했던 이유에 대해 조진수는 “형이 유럽을 다녀오면서 자료를 보여줬다. 우리나라처럼 머리 끄댕이 잡고 그런 게 아니라 굉장히 멋있었다. 특히 남자 미용사들이 점점 많아질거라는 비전이 있었다. 1994년만 해도 남자 미용사가 거의 없었다. 1994~1995년부터 미용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방송이 끝난 이후 돈과 사람을 잃은데다 충격으로 건강까지 잃은 김승진과, 남자 미용사에 대한 편견을 깨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조진수를 향한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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