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타인은 지옥이다’ 마지막회./ 사진=OCN 방송화면
‘타인은 지옥이다’ 마지막회./ 사진=OCN 방송화면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가 충격적인 반전과 함께 종영했다. 임시완이 에덴고시원의 불편한 타인들을 모두 죽였다.

6일 방송된 ‘타인은 지옥이다’ 마지막회에서는 윤종우(임시완 분)가 서문조(이동욱 분)와 같은 살인자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윤종우는 여자친구 지은(김지은 분)을 구하기 위해 군대 후임인 창현과 함께 에덴고시원으로 향했다. 굳은 결심을 한 윤종우는 안으로 들어가기 전 소정화 순경(안은진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위험을 감지한 소정화는 들어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윤종우는 “이놈들이 원하는 건 나다. 내가 안 가면 안 끝난다”며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고시원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윤종우는 자신의 방문을 열었고, 노트북에 ‘기다리고 있었어요’라는 글이 써 있었다. 그 사이 후임 창현은 책상 위에 있던 음료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혼자가 돼 당황한 윤종우 앞에 변득종(박종환 분)과 홍남복, 그리고 서문조가 나타났다.

윤종우는 서문조와 격투를 벌였지만 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막싸움을 하는 일반인들과는 달랐다. 결국 윤종우는 포박됐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렸을 때 여자친구 지은이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는 모습을 봤다. 서문조는 “어때요? 의심이 확신이 된 순간, 짜릿하죠?”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윤종우는 흥분하며 “지은이한테 무슨 짓을 한거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서문조는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요. 자기한테 흥미로운 얘기가 될 테니까. 자긴 살려줄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편 소정화는 윤종우를 찾아 에덴고시원으로 들어왔지만 방심한 사이 엄복순에게 당해 지하실에 갇혔다. 눈을 뜬 소정화는 땅바닥에 떨어진 깨진 병조각으로 손목을 감고 있는 청테이프를 뜯어내려고 애썼다. 그때 홍남복이 들어왔고, 소정화는 정신을 잃은 척 눈을 감았다. 성범죄자 홍남복은 소정화 곁에 누워 얼굴을 쓰담으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소정화가 병조각으로 홍남복의 눈을 공격했지만, 결국 역공을 당해 다시 정신을 잃었다.

지하실로 내려온 엄복순은 “자꾸 내 물건에 손 댄 놈이 너구나. 남의 물건에 손대지 말랬지”라며 홍남복을 둔기로 내리쳤고, 수 차례 머리를 가격해 살해했다.

이어 엄복순은 서문조와 마주쳤다. 엄복순은 서문조에게 “303호 총각(윤종우) 빨리 처리해라. 더는 못 기다린다”며 “그리고 기어 오르는 건 못참는다. 은혜를 입었으면 예의를 지켜야지”라며 한소리 했다. 서문조는 엄복순에게 윤종우가 부엌에 있다고 거짓말하며 농락했고, 이에 흥분한 복순을 무차별로 가격해 죽였다.

다시 정신을 차린 소정화는 죽어 있는 홍남복의 전자발찌를 스패너로 내리쳐 훼손시켰고, 이에 반응해 지구대가 에덴고시원으로 출동했다.

엄복순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본 변득종은 “형도 죽고 아줌마도 죽었네. 이젠 너도 죽어야 겠다”며 칼을 들고 서문조에게 갔다. 옥상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문조는 “그걸로 날 죽일 거냐”고 물었고, 변득종은 “눈치 하나 더럽게 빠르네”라며 공격했다. 변득종의 공격에 당한 듯했지만 서문조는 “끝까지 찔렀어야지. 멍청하게”라며 역공해 그를 살해했다.

그 사이 탈출한 윤종우는 다시 서문조와 격투를 벌였다. 윤종우는 치열한 싸움 끝에 흉기로 서문조의 목을 그었다. 피를 쏟아내며 쓰러진 서문조는 “자기도 여기서 사람들 죽어나갈 때 좋았잖아요. 이제 자기랑 나는 계속 함께 하는 거예요”라며 “역시 자기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윤종우는 “미친 개소리 하지마라. 너만 죽으면 이제 이 지옥도 다 끝나는 거다. 너도 가장 고통스럽게 죽어봐. 이 악마 새끼야”라고 소리치며 잔혹하게 살해했다.

에덴고시원에서 벌어진 잔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경찰은 그동안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윤종우 주변 사람들을 조사했다.

형사는 상황을 궁금해 하는 소정화에게 “윤종우도 용의선상에 올려 놓고 조사했다. 자신이 서문조를 죽였다고 하는데 정당방위로 참작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른 형사는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는 “몇 년 전 일어난 펜션 일가족 사건도 그들의 소행인데, 그때와 이번은 다르다”며 “펜션 사건 때는 전문가 수준이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었다. 이번엔 달랐다. 죽은 사람을 또 죽이고 또 찔렀다. 거기 있는 사람들 다 서문조가 죽인 게 맞을까?”라고 했다. 소정화는 윤종우의 여자친구 지은과 윤종우를 차례로 만났다. 그러면서 의구심이 들었다.

결국 시청자에겐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 엄복순, 변득종, 홍남복을 죽인 사람은 윤종우 였다. 그리고 경찰들과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엔 서문조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소름끼치는 반전이었다. 앞서 서문조는 윤종우에게 “당신은 살려줄게…대신 밖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여”라며 제안했다. 서문조는 진작 알고 있었다. 윤종우는 악한 본성을 갖고 있었고, 그걸 이용했다. 서문조가 빚어낸 윤종우는 어느 순간 겉잡을 수 없는 악마가 되어 있었다.

병실에 혼자 남은 윤종우는 웃으며 노트북 자판을 쳤다. 계속해서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라는 단어만 써 내려갔다.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사진=OCN 방송화면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사진=OCN 방송화면
‘타인은 지옥이다’는 OCN이 ‘트랩’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인 드라마틱 시네마 장르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시선을 뗄 수 없이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영화처럼 리얼한 영상미,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배우들의 열연까지 3박자를 갖춘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시청률은 지난 8월 31일 첫방송을 3.8%로 출발해 6회 이후 하락세를 보여 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장르물 마니아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연기와 쫄깃한 전개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임시완은 군 공백기를 무색케하는 빈틈없는 연기로 주인공 윤종우 캐릭터를 완성도 높게 소화했다. 임시완은 극 초반 고시원에 입주해 살인마라는 정체를 숨긴 타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불편과 불안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또한 고시원 밖 일상에서 만나는 타인들 때문에 일어나는 짜증과 분노, 체념 등 다양한 감정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후반부에는 타인들에 의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그들과 같은 사람이 되어가는 인물을 표현해내며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줬다.

이동욱은 치과의사 서문조로 분해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2화 엔딩에서 ‘살인마’라는 진짜 정체가 공개되면서 최고의 반전을 선사했고, 회마다 긴장감을 최고조로 높이며 활약했다. 치과에선 그 누구보다 따뜻했다가 고시원의 타인들 중 가장 잔혹한 본성을 가진 살인마의 섬뜩한 얼굴을 보였다.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을 넘나들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낸 결과 ‘이동욱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신스틸러’로 거듭난 이정은은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고시원 주인 엄복순을 맡아 시선을 강탈하는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변득종-변득수 쌍둥이 형제로 분해 1인 2역을 소화한 박종환, 전자발찌를 찬 변태 살인자 홍남복을 연기한 이중옥, 에덴고시원을 끝까지 파고든 소정화 순경 역의 안은진 등 조연배우들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OCN 드라마틱 시네타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사진=방송화면
OCN 드라마틱 시네타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사진=방송화면
특히 임시완을 비록해 이정은, 박종환, 이중옥 등은 원작 웹툰 속 캐릭터와 상당히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후속으로는 오는 12일 부터 OCN 토일 오리지널 ‘모두의 거짓말’이 방송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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