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 방송화면 캡처
KBS2 새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효진, 강하늘 등의 빈틈 없는 연기에다 첫회부터 ‘사랑 고백’이라는 쾌속 진행까지 이어지며 앞으로 펼쳐질 줄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제작발표회에서 “모두가 아주 좋아할 따뜻한 드라마”라고 했던 주연 배우들의 자신감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했다.

지난 18일 첫 회를 시작한 ‘동백꽃 필 무렵’은 3대가 뿌리박고 살며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 없는 옹산이라는 마을에 동백(공효진 분)이 이사를 오며 시작됐다.

동백은 유모차를 끌고 다니며 동네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박찬숙(박선영 분)이 “남편은 어디에 갔느냐”고 묻자 동백은 “남편은 없다. 가게는 혼자 한다. 결혼은 안 했다. 이 아이는 제 아들”이라며 미혼모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혔다. 동백은 술집 까멜리아라는 가게를 차렸고 ‘옹산의 여왕님’으로 불리며 홀로 가게를 운영하며 6년을 버텼다.

황용식(강하늘 분)은 학창시절부터 남달랐다. 그는 보온 도시락으로 은행강도를 때려잡고 택배일을 하면서도 강도살인범을 맨손으로 때려 잡았다. 어머니 곽덕순(고두심 분)의 걱정에도 경찰이 된 그는 “서울 여자를 만나 결혼하겠다”는 목표로 서울 경찰서로 발령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황용식은 데이트 폭력으로 잡혀온 남자가 “맞을 짓을 했다”고 인터뷰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니킥을 날렸다. 황용식은 “정의로운 경찰”이라는 대중의 응원에도 좌천 당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황용식은 변 소장(전배수 분)에게 “다이애나처럼 지적이고 기품 있는 여성을 찾을 것”이라고 이상형을 밝혔다. 그는 “저는 서점을 가겠다. 서점은 지식의 전당이다. 인간의 심성을 가장 약하게 하는 곳이 서점이라는 말도 있다”며 옹산 책방으로 향했다.

책을 보던 황용식은 영어책을 고르는 동백에게 첫눈에 반했다. 동백을 넋놓고 바라보는 황용식의 뒤로 “서점만큼 인간의 심성을 약하게 하는 곳이 없다고 했다. 게장집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어도 뭐가 달라졌을까. 솔직히 말하면 난 그녀가 그냥 예뻐서 반했다”라는 독백이 나왔다.

동백과 부딪힐뻔한 황용식은 “쏘리(Sorry)”라고 말했고, 동백은 “댓츠 오케이(That’s Okay)”라고 대답했다. 그 말에 황용식의 심장은 더 뛰기 시작했다. 황용식은 “그녀의 역사적 첫마디에 큐피드의 화살이 꽂혔다”고 생각했다. 동백은 자신을 훔쳐보는 황용식을 변태로 오해했고, 황용식은 “저 총각입니다. 저 그런 총각은 아니고 아무튼 총각입니다”라고 어필했다. 동백은 황용식을 더 이상하게 쳐다봤다.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 방송화면 캡처
사진=KBS2 ‘동백꽃 필 무렵 ‘ 방송화면 캡처
동백을 향한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마냥 곱진 않았다. 동네 남자들은 까멜리아에서만 술을 마셨고, 아내들은 동백에게 편견을 가졌다. 홍자영(염혜란 분)은 남편 노규태(오정세 분)가 매일 까멜리아에 가자 동백을 불러 “내 남편이 거기 자주 가느냐. 주 5일을 가던데”라고 운을 뗐다. 동백은 “오지 말라고 할까요?”라고 물었고 홍자영은 “잘해줘라. 친절하게 생글생글 웃어줘라. 그게 동백 씨 일이지 않나. 본인 일 하시라고”라며 비아냥거렸다. 동백은 “웃는 게 내 일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박찬숙도 길을 가는 동백에게 시비를 걸었다. 박찬숙은 “어제 네가 받은 예약 손님 원래 우리 가게 손님이었다. 다들 왜 네 가게만 갈까. 무슨 비법이 있나?”라며 “우리 도덕적으로 살자. 자식한테는 부끄럽지 않아야지”라고 말했다. 동백은 “아들한테 안 부끄럽다. 가난하고 아빠 없이 키워서 미안한 엄마지만, 부끄러운 엄마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동백과 황용식의 재회는 까멜리아에서 이뤄졌다. 환영식을 갖던 황용식은 술집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동백을 보고 벌떡 일어섰고, 변 소장은 “옹산의 여왕님이다. 예쁘지?”라고 물었다. 황용식은 “나의 여왕님이 옹산의 여왕님이었다. 나의 그녀는 변호사가 아니다. 영어 능통자도 아니다. 근데 나는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이라며 “내면에서 떠오른 건 단 하나, 예쁜 건 팩트다”라며 두근거림을 느꼈다.

술에 취한 노규태는 동백에게 땅콩을 서비스로 달라고 진상 짓을 했고, 술잔을 주며 “너 죽어도 내 술 안 받잖아. 이 술 원샷하면 내년까지 월세 동결”이라며 건물주의 갑(甲) 행세까지 했다. 거기다 동백의 손목까지 잡았다. 그의 무례한 행동에 황용식은 발끈해 나서려고 했지만 동백이 빨랐다. 동백은 “골뱅이 1만5000원, 두루치기 1만2000원, 뿔소라 8000원이다. 근데요 사장님, 이 안에 제 손목 값, 웃음 값은 없다. 나는 술만 판다. 여기서 살 수 있는 건 딱 술. 술뿐”이라고 정색했다. 동백의 단호한 모습은 또다시 황용식의 마음을 흔들었다.

집으로 가는 길, 황용식은 노규태를 제압하고 그의 지갑을 꺼내 까멜리아로 돌아왔다. 황용식은 동백에게 “내일 와도 돼요? 모레도 와도 돼요? 맨날 오고 싶을 것 같은데 그래도 돼요?”라고 물으며 간접적으로 고백했다. 동백은 황용식을 ‘별 이상한 놈’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의 순수하고 맑은 미소를 가만히 바라봤다.

◆ 돌아온 ‘로코 퀸’ 공효진 X 여심스틸러 강하늘

공효진은 ‘파스타’ ‘괜찮아, 사랑이야’ ‘질투의 화신’ 등 출연했던 드라마마다 사랑스러운 매력을 선보여 ‘공블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남자 배우와의 케미는 물론 공감도 높은 현실 연기, 높은 시청률까지 보장해 ‘로코퀸’으로 불린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공블리’ 공효진의 매력이 드러났다.

미혼모에 술집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무시와 편견을 받고 있는 동백을 맡은 공효진은 소심한 눈빛, 의기소침한 표정, 목소리의 높낮이 등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쓰며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했다. 소심함 속에서도 사랑스러움은 빛이 났다. 공효진은 해사한 얼굴과 순진해 보이는 미소로 캐릭터 특유의 밝음을 표현했다.

강하늘은 보통의 남자 주인공과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잘생긴 외모에 재력, 능력까지 다 갖춘 여느 드라마 남자 주인공과 다르게 황용식은 단순하고 순박하고 솔직하다. 강하늘은 어조, 단어 등 세심하게 신경 쓴 사투리 연기로 황용식의 촌스럽고 투박한 매력을 살리면서 ‘내 여자’에게만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으로 섹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

특히 강하늘은 동백 앞에서는 강아지처럼 귀여운 눈빛을 하다가도 동백을 막 대하는 동네 사람들 앞에서는 맹수가 되는 반전 매력으로 미소를 안겼다. 강하늘은 찰나의 눈빛과 표정 등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황용식을 표현했다. 특히 강하늘은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전달하기도 했다. 연기 뒤에 깔린 강하늘의 독백은 정말 사랑에 빠진 남자의 고백처럼 설렘 가득했다.

◆ 무조건 그린라이트! 직진 로맨스

‘동백꽃 필 무렵’의 로맨스는 독특하고 특별하다. 주인공의 로맨스에 흔한 ‘밀당’도 없고 오직 ‘직진’뿐이다. 동백에게 반한 용식의 마음은 이미 드러났고, 앞으로도 계속될 동백을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 최대치의 응원 등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됐다.

그래서 두 사람의 로맨스는 평화롭고 순수하다. 밀고 당기기에 지칠 일도, 훼방꾼의 등장에 답답해질 것도 없다. 동백과 황용식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어도, 설레고 기대되는 이유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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