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꽃할배 111
꽃할배 111
사진=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송화면 캡처
‘바람은 분다 웃는다 햇살은 부서진다 공기가 달다 참 좋다 청춘은 또 빛난다 반짝여라 젊은 날’.

그룹 딕펑스가 부른 ‘비바(VIVA) 청춘’의 한 소절이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경쾌한 이 노래가 베를린에서 다시 울려퍼졌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이야기다. 3년 만에 다시 뭉친 ‘할배’들의 여정이 시작됐다.

2013년 유럽과 대만, 2014년 스페인, 2015년 그리스를 여행한 ‘꽃보다 할배’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연령대를 고려해 비행시간과 날씨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그렇게 선택된 여행지는 동유럽.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빈 등을 돌아본다. 기간은 열흘이다.

시즌1부터 참여한 배우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이서진에다 김용건이 합류했다. 그의 합류로 여행의 시작부터 활기가 넘쳤다. ‘할배’들은 여전히 유쾌했고, 서로를 향한 애틋함은 더 커진 듯 보였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송화면 캡처.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송화면 캡처.
◆ ‘막내’ 김용건의 활약

무엇보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 첫 회에서는 김용건의 활약이 빛났다.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 중에 이어 가장 막내인 김용건의 합류 소식은 여행을 떠나기 전 모인 식사 자리에서 공개됐다. 나영석 PD는 “막내가 온다”고 알렸다.

이서진은 터져 나오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자신보다 어린 친구가 오는 줄 알았던 그는 다른 출연자들에게 “저를 도와 ‘짐꾼’ 역할을 할 친구가 온다”고 설명했다. 문을 열고 나타난 김용건을 보자마자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할배’ 중에서는 막내지만 이서진에게는대선배다. 벌떡 일어나 인사하는 이서진의 모습은 는 웃음이 절로 나게 했다.

김용건은 20대 때 백일섭과 같이 하숙을 했고, 박근형과도 자주 어울리며 추억을 쌓았다고 한다. 이순재, 신구와도 돈독했다. ‘할배’들은 김용건의 합류에 모두 환한 미소로 반겼다. 식사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박근형은 뒤늦게 새로운 출연자 소식을 접하면서 먼저 “김용건이 오는 것이냐?”며 단번에 알아맞혔다.

김용건은 공항에서 출연자와 제작진에게 음료를 사는 등 살뜰히 챙겼다. 그러면서 “여기 오기 전에 대출을 받았다. 다 쓸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영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영석 PD는 “김용건 선생님이 하루에 농담을 1000개 정도 했다”면서 “가장 대화를 많이 한 ‘꽃보다 할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비행기 탑승 전부터 분위기를 띄우는 김용건의 모습에 이순재도 “덕분에 유쾌하다”며 웃었다.

본격 여행을 시작한 다음 회 예고는 김용건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는 무료할 수 있는 기다리는 시간에도 가벼운 농담으로 형님들을 웃게 했고, 항상 주위를 챙기며 든든한 동생 역할을 톡톡히 했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송화면 캡처.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방송화면 캡처.
◆ ‘짐꾼’ 이서진의 변화

첫 여행지가 독일이라는 말을 듣고 사전을 살피는 이순재의 열정은 변함없었다. 베를린 공항에 내리자마자 아내에게 연락을 취한 ‘로맨티스트’ 박근형도 마찬가지. 말없이 동료와 제작진을 챙기는 신구의 미소도 여전했다. 무릎 수술을 받은 백일섭은 다른 출연자들보다 걸음은 느렸지만 틈틈이 쉬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

‘할배’들은 모두 3년 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하지만 ‘짐꾼’ 이서진의 변화는 눈에 띄었다. 여유가 넘쳤고, 대선배들을 대하는 것도 전보다 훨씬 편해보였다. 무엇보다 ‘꽃보다 할배’ 첫 촬영이 6년 전이었던 만큼 이서진에게도 연륜이 묻어났다.

6년 전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라 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게다가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한 것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서진은 아픈 다리 때문에 항상 대열에서 뒤처진 백일섭을 떠올리며 “예전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사람에 따라 속도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생각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숙소 도착 전 카페에 앉아 쉬고 있는 백일섭에게 “천천히 오셔도 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도 흐뭇하게 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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