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나영석 PD. / 사진제공=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나영석 PD. / 사진제공=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여러 계산을 했다면 다양한 장치를 넣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극적 긴장감을 주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지만, 꾹 참았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르신들의 여행을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찍는 게 제작진의 의도입니다. 심심하게 느껴지더라도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꽃보다 할배’의 시리즈를 만든 나영석 PD의 말이다. 그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서교동 한 커피숍에서 열린 tvN 새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시즌1 이후 6년째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시리즈 중 가장 수다스러운 ‘꽃보다 할배’가 온다”고 예고했다. 오는 29일 오후 9시 처음 방송된다.

3년 만에 돌아온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독일을 시작으로 베를린에서 여정을 마친다. 시즌1부터 호흡을 맞춘 배우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이서진을 비롯해 배우 김용건이 새롭게 합류했다. 여행지를 동유럽으로 정한 이유는 연령대가 높은 출연자들의 체력을 고려해 비행시간과 날씨를 꼼꼼하게 살폈다고 한다.

나 PD는 “오랜만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김용건을 섭외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김용건의 합류로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워졌다”고 했다. 이어 “사실 ‘짐꾼’ 이서진을 괴롭히고 싶은 마음에 할배를 한 명 더 섭외했는데 김용건의 활약 덕분에 이서진은 더 편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대주 작가. / 사진제공=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김대주 작가. / 사진제공=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대주 작가 역시 “새로운 인물인 김용건의 합류로 활기 넘치는 ‘꽃보다 할배’가 됐다. 김용건과 박근형, 백일섭 선생님은 2, 30대 아주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세 사람만 보면 ‘꽃보다 청춘’도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영석 PD는 그리스 이후 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삼시세끼’ ‘윤식당’ ‘알쓸신잡’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면서 ‘꽃보다 할배’를 만들 시간이 없었다. 더불어 ‘시청자들이 잊지 않았을까?’ 고민하며 머뭇거렸다. 우연히 지난해 이순재 선생님과 커피를 마셨는데, ‘여행 안가? 또 한번 가야지’라고 하셔서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평균 연령이 80세이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체력과 건강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나 PD는 “선생님들이 아주 건강하셔서 또 떠날 수 있게 됐다. 기쁘다”고 덧붙였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메인 포스터 / 사진제공=tvN
‘꽃보다 할배’는 2013년 유럽과 대만 여행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후 스페인과 그리스에서도 ‘할배’들의 여행은 시청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호기심 넘치는 ‘할배들’의 모습은 2, 30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도 됐다.

나영석 PD도 ‘꽃보다 할배’만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그는 “시청률은 ‘꽃보다 누나’가 가장 높았고, 화제성도 ‘꽃보다 청춘’이 앞섰다. 그럼에도 ‘꽃보다 할배’를 꺼내든 건, 선생님들의 여행은 단순한 여행 프로그램에서 느끼는 것과는 다르다. 이순재 선생님의 ‘또 가야지’ 한마디에 제작진이 힘을 얻고 움직인 것처럼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선생님들이 여전히 왕성하게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은 감동과 자극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꽃보다 할배’는 이른 아침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여행지를 둘러보는 할배들의 반짝이는 눈빛만으로도 큰 울림이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그 깊이는 고스란히 안방극장을 타고 전달된다. 나영석 PD·김대주 작가 등 ‘꽃보다 할배’ 제작진이 할배들의 여행에 특별한 양념을 더하지 않는 이유다.

나영석 PD는 이번에도 그룹 딕펑스의 ‘비바(VIVA) 청춘’을 ‘꽃보다 할배’의 주제곡으로 쓰면서 “시즌1 때 후배가 처음 깔면서 알게 된 노래인데, 편집하면서 내내 들으니까 익숙해졌다. 이 곡만큼 어울리는 노래가 없는 것 같고, 좋아한다”며 웃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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