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미니앨범 ‘YOU & I’로 데뷔한 솔로가수 미교 / 사진제공=제이지스타
미니앨범 ‘YOU & I’로 데뷔한 솔로가수 미교 / 사진제공=제이지스타
My Name is 미교. 예명이다. 장미 미(薇), 높을 교(僑)를 쓴다. 아름다운 장미처럼 높게 솟아오르라는 뜻이다. 본명은 전다혜다. 많을 다(多)에 슬기로울 혜(慧)다. 연예계에 동명이인이 많아서 예명을 새로 지었다. 미교는 온전히 나의 이름이라 속이 편하다. 하하.

1992년 3월 26일생. 생일에 대한 징크스 같은 것이 있다. 솔로로 데뷔하기 전 걸그룹 단발머리와 러브어스로 활동했다. 먼저 2014년 6월에 단발머리로 데뷔했는데 2015년 2월에 해체했다. 2015년 7월에 데뷔한 러브어스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연 초가 되면서 혼자 남았다. 3월의 생일은 눈물로 보내야 했다. 그래서 2016년 생일에는 홍대에서 버스킹을 했다. 빨간 옷을 차려입고 혼자 나가서 노래를 불렀다. 나를 보러 와준 팬들과 카페에 가서 생일 파티도 했다. 그 이후로 징크스가 깨진 것 같다. 올해 생일은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보아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 보아 선배가 데뷔했을 당시 ‘최연소 가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때 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잘 부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부모님이 내가 평탄한 길을 걷기를 원하셨기 때문에 학업에 집중했다.

17살, 필리핀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보냈는데, 거기서도 노래를 불렀다.(웃음) 2007년 SBS ‘스타킹’에 출연했던 필리핀 가수 채리스 펨핀코가 다닌 보컬 학원을 다녔다. 거기서 실력을 키웠다. 필리핀은 대형 마트에 노래방 기계가 꼭 있다. 그 기계도 자주 이용했다. 밴드 동아리도 만들었는데, 한인 보컬로 관심을 받았다. 내 목소리와 노래가 통한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하고 싶은 노래를 자유롭게 부를 수 있었던 시간이라 좋았다.

20살, 더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미국 시애틀의 대학교에 입학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6개월 정도 대학 생활을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연습하고 가꿔서 가수로 데뷔를 하는데 나는 아무 뜻도 없이 공부만 하고 있다는 것을. 스무 살 이전까지는 한 발을 내딛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 그런데 더 늦기 전에 포기할 건 포기하고 새롭게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는 할 만큼 한 상태였다. 그래서 포기했다. 대신 가수를 택했다. 하나를 포기하니 마음이 편했다. 미국에서 가수 오디션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의 의지에 부모님도 두 손 두 발 다 드셨다. 나는 마음을 굳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모님도 나의 선택을 응원해주셨다.

걸그룹 데뷔, 두 번의 실패, 힘들었다. 단발머리가 해체되고 나서는 흐름이 끊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곧바로 러브어스라는 팀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때 느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러브어스 활동이 끝나고 나니까 나는 스물다섯 살이 돼 있었다. 이제 와서 다른 연예기획사에 들어가서 연습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걸그룹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이미 더 이상 미련이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가수가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포털사이트에 직업 종류를 검색해봤다. 그 중에서 관심이 가는 곳에 가보자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나의 답은 노래뿐이었다. 원점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그때부터 SNS에 커버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미교의 ‘인생 노래’ 세 곡은 ‘좋니’(윤종신) ‘그대만 보며’(이정)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미교)다. / 사진제공=제이지스타
미교의 ‘인생 노래’ 세 곡은 ‘좋니’(윤종신) ‘그대만 보며’(이정)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미교)다. / 사진제공=제이지스타
나 혼자 나를 홍보했다. 혼자서 앨범도 한 장 냈다. 2016년 5월 발표한 ‘이 계절이 남긴 상처’다. 걸그룹 활동 때부터 알고 지내던 관계자에게 기자들의 연락처를 물어서 직접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 중 한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지금의 대표님을 소개 받았다. 그게 2016년 말쯤이다. 대표님이 나를 많이 도와줬다. 감사한 마음에 하루는 음료수를 사 들고 대표님을 만나러 갔다. 대표님이 그 때 내 마음이 참 예뻐 보였다고 했다. 나처럼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온 사람이 없었다면서.(웃음) 그렇게 인연이 돼 함께 일하게 됐다.

‘인생 노래’ 세 곡은 ‘좋니’(윤종신) ‘그대만 보며’(이정)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미교)다. 먼저 ‘좋니’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곡이다. 지난해 8월 유튜브에 올린 여자 답가 버전의 커버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미교’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다. 한편으로 원곡 가수인 윤종신 선배님에게 죄송하다. 감사한 마음에 여러 인터뷰를 통해 선배님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 실례가 될까봐서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만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대만 보며’는 오디션 때마다 불렀던 노래다. 처음 불러보고 나서 ‘내 보컬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다. 오디션마다 함께 해준 곡이라 잊을 수 없다.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는 데뷔 앨범의 수록곡이다. 제목부터 가사까지 나의 이야기다. 이 노래를 듣고 함께 울어준 팬들도 많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1월, 데뷔앨범 ‘YOU & I’ 쇼케이스에서 눈물을 흘렸다. 실은 리허설 때부터 울었다.(웃음) 공연장에 내 노래가 흐른다는 자체만으로 감격스러워서였다. 쇼케이스가 시작되면 안 울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눈물이 났다. 간절히 바랐던 데뷔 쇼케이스인 데다 나를 보러 와준 분들이 많아서 감동 받았다. 덕분에 좋은 기운을 얻어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올해 12월에는 ‘미교’라는 이름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올해 꾸준히 앨범을 내놓고 공연도 많이 열 계획이다. 연말이 되면 내 이름으로 나온 곡이 많이 쌓여 있을 거다. 그 곡들을 갖고 연말 공연도 꾸미고 싶고,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도 받아보고 싶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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