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윤식당’
‘윤식당’
나영석 PD의 마법이 또 한 번 통했다.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또 다시 홈런을 쳤다. tvN ‘윤식당’ 얘기다.

‘윤식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회 시청률 6.2%(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2회 9.6% 그리고 7일 방송된 3회는 11.3%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윤식당’은 그간 나영석 PD가 연출했던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여행, 쿡방, 먹방 등 트렌드를 모두 모아놓은 듯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윤식당’은 식당 운영으로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했다.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출연진들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손님이 있으면 있는 대로 바쁘지만 없다고 해서 누구하나 재촉하는 일 없다.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빌리 인근의 섬에서 신구·윤여정·이서진·정유미가 ‘윤스 키친’이라는 작은 한 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셰프 이원일과 홍석천에게 요리와 식당 운영법을 배웠다. 주 메뉴는 불고기로 밥, 누들, 버거 등을 선보인다.

단촐한 메뉴지만 한국에서도 식당을 운영해보지 않았던 이들이 낯설디 낯선 외국에서 식당을 연 만큼 서툴기가 그지없다. 그러나 진심은 느껴진다. 메인 셰프인 윤여정은 불고기를 한가득 담아내고, 손님들의 빈 그릇을 보면 기뻐한다. 남은 음식을 보고 빼거나 더해야할 것을 생각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윤식당을 통해 시청자들이 쉴 틈 없이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는 잘 지켜지는 것 같다.

사진=tvN ‘윤식당’ 방송화면 캡처
사진=tvN ‘윤식당’ 방송화면 캡처
재료가 다 떨어지면 장사를 그만두고, 손님이 안 오면 준비해놓았던 재료들로 저녁을 해먹는다. ‘빨리빨리’와 무엇이든지 성과를 내야하는 우리네 모습과 대비되는 ‘느림의 미학’이 돋보인다. 물론 출연진들은 메뉴를 하나라도 더 팔아야하는 절박한 심정을 지닌 이들은 아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의 포맷은 여유와 휴식이 필요한 대중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손님들의 태도도 돋보인다. 휴양지인 만큼 이들은 느긋하다. 오히려 출연진들이 더 마음을 졸인다. 이서진은 손님들 앞에 계속 서 있는 신구에게 “시간 좀 충분히 달라”라며 “(메뉴를) 오래 본다. 급할 게 없다”고 말한다. 현재를 즐기는 손님들의 모습은 ‘윤식당’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별것 아닌 시시콜콜한 이들의 얘기에도 귀 기울이게 된다. 무엇보다 불고기를 맛있게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괜스레 뿌듯함을 안긴다.

출연진들의 조합 역시 흥미롭다.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모두를 품은 줄 아는 윤여정의 모습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나영석 PD가 “여러모로 유용한 분”이라고 말한 이서진은 ‘윤스 키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상무 그 이상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다음 방송에서 그의 아이디어로 라면을 팔게 된 식당의 모습은 벌써부터 궁금증을 유발한다. 정유미는 윤여정 옆에서 군소리 없이 보조로 발을 잘 맞춘다. 괜히 ‘윤블리’가 아니었다. 나이가 제일 많지만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 신구는 위엄을 부리지 않는다.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그의 도전정신은 본받을만하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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