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tvN ‘도깨비’ 이동욱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킹콩 엔터테인먼트 제공
tvN ‘도깨비’ 이동욱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킹콩 엔터테인먼트 제공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중을 나오는 저승사자가 이렇게나 매력적일 줄이야. 배우 이동욱이 저승사자를 만나자 인생캐릭터가 탄생했다.

이동욱은 tvN ‘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에서 전무후무한 저승사자 캐릭터를 연기, 다채로운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기타누락자 지은탁(김고은) 앞에 나타날 때는 섬뜩하더니 의문의 여인 써니(유인나) 앞에서는 순박함 그 자체다. 또 도깨비(공유)와 티격태격하며 색다른 브로맨스까지 형성하고 있는 것.

1999년 MBC ‘베스트 극장-길밖에도 세상은 있어’를 통해 데뷔한 이동욱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명불허전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각양각색의 작품을 통해 멜로·공포·액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동욱은 그간 쌓아온 다양한 모습을 ‘도깨비’에 쏟아 붓고 있다. 모자부터 신발까지 검은색으로 맞춰 상상 속의 저승사자를 구현해내면서도 어딘가 순진무구한 모습으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가 하면 서툰 연애스킬 탓에 여자와 제대로 연락 한 번 하지 못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끔찍한 과거에 대한 고민을 눈빛에 담아내며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동욱과 코미디의 만남은 옳았다. 그는 죽은 자 앞에 나타나 그를 저승으로 보내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의도치 않은 백치미를 뽐낸다. 제삿날에 올라오는 돈을 무려 300년이나 동안 모아 집을 렌트했다며 자랑스럽게 떠들었고, 휴대폰을 갖게 됐지만 사용법을 몰라 영상 카메라를 귀에 대는 등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였다. 연애에 있어서는 특히나 미숙해 써니와 의도치 않은 밀당까지 하게 된 상황.

뭐니 뭐니 해도 이동욱의 코미디는 공유와 함께 할 때 빛을 발했다. 두 사람의 특급 브로맨스가 ‘도깨비’ 인기에 힘을 싣고 있는 것. 앞서 이다해·김옥빈·오연수·김선아·정려원 등 여배우들과의 로맨스를 펼쳤던 이동욱이 공유와 훈훈한 투샷으로 극에 색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초반부터 집 소유권을 두고 싸우던 저승사자와 도깨비의 티격태격은 그칠 줄 모른다. 저승사자는 자신의 취향을 무시하는 도깨비에게 분노했고, 결국 ‘도깨비 팬티’ 노래까지 부르며 그를 놀렸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는 듯 보인다. 도깨비가 불멸의 삶을 끝내고 죽기를 바랐지만 막상 도깨비가 죽을 작정을 하자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동욱의 활약은 끝나지 않는다. 점차 끈끈해질 도깨비와의 관계와 더불어 기억하지 못하는 전생에 대한 이야기가 점차 전개되는 것. 더욱 깊어질 감정의 폭을 표현해낼 이동욱의 매력은 극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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