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 사진제공=MBC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 사진제공=MBC
가장 트렌디한 예능으로 평가 받던 ‘마리텔’이 심상치 않다.

유명인들의 인터넷 1인 생방송을 예능과 접목시킨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은 ‘복면가왕’과 함께 2015년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예능이었다. ‘마리텔’은 지난 1년 동안 ‘제43회 한국방송대상 작품상’·‘한국PD대상 실험정신상’·‘2015년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 특별상’·‘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국무총리표창’·‘2015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TV예능 부문 최우수상’ 등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마리텔’은 시청률과 화제성, 그 어떤 토끼도 잡지 못하고 있다.

‘마리텔’은 지난 9월 17일, 역대 최저 시청률 2.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동일)을 기록했다. 물론, 추석 연휴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김성주·안정환 콤비가 출연해 화려한 입담을 보여줬던 1월 16일 방송분이 시청률 10.0%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무려 7.1%P나 떨어진 수치다.

이 때 이후로 같은 시간대 방송 중인 KBS2 ‘배틀트립’에 시청률 경쟁에서 계속 패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0월 15일과 22일에는 국민적인 인지도가 있는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가 출연했지만 ‘마리텔’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손연재의 출연분은 각각 5.2%, 4.3%의 시청률을 보였으나 5.5%, 4.5%을 기록한 ‘배틀트립’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 10월 29일 방송에서도 ‘마리텔’(4.2%)은 0.2%P 차이로 ‘배틀트립’에 패했다.

온라인 화제성 역시 위기다. TV화제성 연구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 지난 1월 3일부터 10일까지 방송된 비드라마 중 ‘마리텔’은 MBC ‘무한도전’에 이어 온라인 화제성 2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10월 4주차 TV화제성 순위에서 ‘마리텔’은 15위에 위치해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이 7위에 자리한 것과 비교된다.

CJ E&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하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에서도 ‘마리텔’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월 1주차 콘텐츠 영향력 지수에서 ‘마리텔’은 215.8 CPI로 전체 6위를 기록했고, ‘무한도전’·‘복면가왕’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으로선 세 번째로 높은 콘텐츠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3주차 순위에서 ‘마리텔’은 전체 29위, 예능 프로그램 중에선 20위에 불과하다.

이렇게 눈에 띌 정도로 ‘마리텔’을 향한 관심이 차갑게 식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인 미디어 시청자들은 방송국이 지정해주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 취향에 맞는 걸 소비하는 형태다. 그러나 지상파는 보편적인 시청층을 잡아야 하는 플랫폼이라는 차이가 있다. ‘마리텔’의 딜레마는 여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 ‘마리텔’이 참신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백종원·이은결이라는 1인 미디어 트렌드에 적합하면서 동시에 지상파에 어울리는 파괴력을 가진 인물들이 출연했기 때문이다”며 “‘마리텔’의 힘은 결국 사람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인물, 1인 방송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물들을 찾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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