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김영광 /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배우 김영광 /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뭘 봐? 눈 내리깔아”

분명 무서운 협박인데 김영광이 하면 설렌다. 촉촉한 눈빛과 묘하게 어울리는 차가운 말들이 김영광의 색다른 매력을 깨웠다.

SBS 주말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고호의 별밤)에서 김영광은 극중 29세 광고회사 직원 고호(권유리)를 짝사랑하는 사수 강태호 역을 맡았다.

강태호는 툭하면 후배 고호를 야단치고 괴롭혀 모두에게 ‘지랄이’로 통하며 고호와도 원수처럼 지내왔지만 알고보니 4년째 고호를 짝사랑 중인 로맨틱남이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느라 고호에게 더 냉정하고 차갑게 굴었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뭘 봐? 눈 내리깔아”를 입버릇처럼 말했고, “밥 사줄게”라는 말이 어려워 “오늘 야근해”로 대신했다.

강태호는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말이지만 “내가 첫 번째가 아니어도 좋아. 나한테는 네가 첫 번째니까”라는 카피 문구를 자신이 만든 광고에 넣어 고호의 마음을 흔들었다. 어떻게 이런 감성이 나오냐는 고호의 질문에 오랫동안 짝사랑을 했다고 답하며 설렘을 유발한 것.

배우 김영광, 권유리 /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배우 김영광, 권유리 /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고호에 마음을 고백하기로 결심한 강태호는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가 됐다. 직장에서의 까칠하고 무심한 듯한 말투와 행동은 그대로였지만 고호와 둘이 있을때 만큼은 환하게 웃을 줄도 알았고 음료수 뚜껑도 직접 따주며 세심하게 고호를 챙겼다.

강태호를 연기한 김영광은 무심한듯 다정한 대사와 함께 특유의 나른한 눈빛으로 설렘을 더했다. 여기에 훤칠한 키와 넓은 어깨를 가진 김영광이 권유리를 품에 안는 모습은 여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야말로 김영광의 재발견이다. 싸늘한 눈빛으로 냉정함을 풍기다가도 어느새 그 안에 애정을 담아내며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그가 새로운 로코남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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