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남지현과 서인국 / 사진=조존원 기자 wizard333@
남지현과 서인국 / 사진=조존원 기자 wizard333@
MBC ‘쇼핑왕 루이’는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빚진’ 드라마다. 주연 배우인 서인국과 남지현이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살리지 못했다면 지금과도 같은 호평은 따라오지 않았을 거다.

수목극 최약체라 불렸던 ‘쇼핑왕 루이’가 선전 중이다. 지난달 21일 5.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쇼핑왕 루이’는 7회까지 시청률이 단 한 차례도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방송에서는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19일 방송에서는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수목극 다크호스다.

드라마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기억상실남 루이(서인국)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남지현)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로 기억을 잃은 철없는 재벌남 루이가 강원도 산골에서 동생을 찾기 위해 상경한 흙수저 고복실과 함께 동거하면서 생기는 온갖 에피소드를 담는다. 다소 뻔하고 허무맹랑한 스토리지만 이를 이끌어가는 배우들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인국은 놀라운 캐릭터 해석력으로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고 있다. 극 중 서인국은 온실 속 화초처럼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 재벌 3세에서 기억상실에 걸리고 고복실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루이 역을 맡았다. 철없던 루이는 기억을 잃은 뒤 고복실의 뒤만 졸졸 쫓아다녔다. 이에 서인국은 ‘멍뭉인국’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서인국은 이 세상에 없을 것만 같은 루이를 순수하게 그려내고 있다. 해맑은 미소부터 왠지 모르게 챙겨줘야 할 것 같은 귀티, 여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등 다채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그가 힘들어하는 고복실에게 “내가 복실이 지킬 거야”라고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모습은 여심을 자극한다.

‘쇼핑왕 루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쇼핑왕 루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tvN ‘응답하라 1997’에서 투박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경상도 남자로 무심한 듯 시크하지만 절절한 순애보를 드러낸 그는 tvN ‘고교처세왕’에서 18세 본부장의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그려냈다. 이후 KBS2 ‘왕의 얼굴’과 ‘너를 기억해’, 매력적인 사기꾼으로 활약했던 OCN ‘38사기동대’와 ‘쇼핑왕 루이’까지, 서인국은 매 캐릭터마다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으며 호평의 중심에 섰다.

남지현은 첫 주연작부터 제대로 터졌다. 그간 한예슬·이요원·구혜선 등 다양한 여배우들의 아역으로 활약했던 남지현은 KBS2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첫 성인 연기를 선보이며 그 가능성을 선보였다. ‘쇼핑왕 루이’는 남지현의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한 작품이다. 남지현은 문명과는 떨어져 살았던 강원도 소녀 고복실로 완벽하게 변했다. 예뻐 보이는 것보다 일단 고복실의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촌스러운 파마머리 그리고 펑퍼짐한 옷까지,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생활한 산 소녀의 특징을 잘 살렸다. 순수하면서도 강단 있는 고복실과 남지현은 왠지 모르게 잘 어울렸다. 자신의 이미지와 나이대에 맞는 인물을 선택한 남지현의 똑똑한 선택은 옳았다.

남지현은 첫 주연작부터 그야말로 쾌조의 출발을 했다. 데뷔 13년차인 베테랑이자 특유의 건강하고 밝은 매력을 간직한 남지현이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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