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음식탐정’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음식탐정’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먹방’이라고 하기도, ‘추리예능’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음식탐정’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방송으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지난 5일 KBS2 레시피 추리쇼 ‘음식탐정’이 첫 포문을 열었다. 유창준 셰프·공승연, 유방원 셰프· 돈 스파이크, 오스틴 강·주우재, 채낙영 셰프·홍윤화는 각각 한 팀을 이뤄 제한된 단서를 통해 옛 조리서 속 음식을 재현해야 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네 팀이 ‘이순신 장군이 먹던 하얗고 부드러운 재료’ ‘무골육이라고도 불렸다’ ‘고소한 맛’ 등의 단서를 가지고 정확한 재료를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들은 단서들을 유추해 ‘조선시대 스타일 연포탕’을 만들었고, 정확하게 요리를 한 유방원과 돈 스파이크, 채낙영과 홍윤화가 결승에 진출했다.

맛으로서는 가장 많은 칭찬을 받았던 유창준 셰프와 공승연 팀은 가장 먼저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맛은 있었지만 조리서 속 요리와 비주얼이 가장 멀게 느껴졌다는 것이 탈락의 이유였다. 이렇듯 팀들은 요리를 맛있게 만들면서도 정확하게 조리서 속 요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해야 했다.

결승전에 오른 두 팀은 제한된 재료와 조리 도구를 사용해 ‘진주면’을 완성해야 했다. 이들은 옛 조리서에 적힌 초기 한글을 해석하는가 하면, 조세호의 먹는 소리를 듣고 재료를 선정했다.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면서도 레시피를 유추했다.

이들이 요리를 하는 동안, MC 조세호와 박지윤은 중계를 했고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은 고추나 멸치육수 등이 어떻게 조선시대에 들어오게 됐는지 역사적 과정을 설명하며 전문성을 더했다.

먹방과 추리가 더해져 신선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음식탐정’은 여느 먹방처럼 맛있게 느껴지지도, 여느 추리예능처럼 흥미진진하지도 않았다. 극적 긴장감 없이 똑같은 요리를 만들기에 몰두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지루하게 느껴졌다. 조세호가 음식을 먹는 소리를 듣고 재료를 유추해야 하는 상황은 황당하기까지 했다.

먹방과 추리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았다. 결승전에 오른 두 팀이 팽팽한 탐색전을 벌이는 데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자아내지 못한 이유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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