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드라마 스페셜-전설의 셔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드라마 스페셜-전설의 셔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배우 이지훈의 재발견이다. 이지훈이 ‘전설의 셔틀’에서 빵셔틀과 학교 짱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로 극을 하드캐리했다.

2일 방송된 KBS2 ‘드라마 스페셜-전설의 셔틀(이하 전설의 셔틀)’에서는 부산의 한 남고로 전학온 학생이 과거 셔틀 생활을 숨긴 채 학교 짱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지훈은 학교 폭력에 시달려 자살까지 시도했던 셔틀이자 전학와 학교 짱 조태웅(서지훈)과 투톱을 차지한 강찬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극중 강찬은 과거 같은 학교를 다녔던 서재우(김진우)를 만나며 큰 감정의 변화를 겪었다. 거짓으로 덮힌 ‘친구’가 진실한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된 것. 무엇보다 과거 셔틀 경험이 있던 강찬은 친구들을 이유없이 괴롭히지 않았고, 그런 모습은 조태웅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결국 조태웅은 강찬에게 1:1 싸움 대결을 신청했다. 결과는 불보듯 뻔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싸움 직전 체육관의 불이 꺼졌고, 다시 켜진 체육관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조태웅이 있었던 것. 이는 모두 서재우의 계략이었다.

과거 학교에서 셔틀 1, 2호였던 강찬과 서재우는 ‘친구’가 됐다. 강찬은 서재우에 “그때는 내가 미안했다. 전학 오면서 너에게 떠넘기고 온 것, 사실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고 사과했다. 서재우 역시 “나도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 안으며 우정을 확인했다. 강찬이 학교 짱이된 후, 학교에는 셔틀이 사라졌다. 강찬이 ‘전설의 셔틀’이 되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극은 시시각각 변하는 강찬의 감정을 연기한 이지훈의 모습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지훈은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셔틀을 연기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고, “고독한 파이터의 삶은 외롭다” “마포에 있는 여자는 다 사귀어봤다” “거친 수컷의 향기가 난다” “이 안에 너 있다…”등의 허세 작렬 멘트를 날리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그는 “난생 처음으로 친구도 생겼고, 빵이나 담배 심부름도 안한다.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다”며 서재우를 회유하는 모습으로 깊은 울림을 전했다.

2012년 KBS2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이지훈은 작은 역할에서도 수준급 연기실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시선을 받아왔다. 특히 전작 JTBC ‘마녀보감’에서는 구설수와 위협에 시달리며 피폐해지는 선조의 모습을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지훈은 단 한 회의 드라마 속에서 코믹, 찌질, 카리스마, 감동까지 녹여내는 연기로 극을 ‘하드캐리’했다. ‘학교 폭력’이라는 날카로운 주제의식도 유쾌하게 그려낸 극의 중심에는 이지훈이 있었다.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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