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언프리티 랩스타3’ 그레이스, 나다, 미료, 유나킴, 육지담, 양동근, 자이언트핑크, 전소연, 제이니, 케이시, 하주연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언프리티 랩스타3’ 그레이스, 나다, 미료, 유나킴, 육지담, 양동근, 자이언트핑크, 전소연, 제이니, 케이시, 하주연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요란했으나 실속은 없었다. 초호화 프로듀서와 영구 탈락 미션을 남용한 초강수에도 그만큼의 파급력을 보였느냐 물으면 영 아니올시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Mnet ‘언프리티 랩스타3’의 이야기다. ‘언프리티 랩스타’ 시리즈는 여성 래퍼들이 각 트랙을 차지하기 위한 미션을 거듭해 최종적으로 컴필레이션 앨범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즌3 방송을 앞두고 고익조 CP는 “이전 시즌에 비해 훨씬 더 독해지고 살벌해졌다. 프로듀서진도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엄청난 분들이 참여하게 돼 향후에 나올 음악들도 좋은 음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언프리티3’에는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요소를 찾기가 어려웠다. 이번 시즌에서는 첫 방송 전부터 온라인 생중계 배틀로 영구 탈락자를 정한다는 미션을 진행했는데 그게 독이 됐다. 본격적인 방송 전에 공개된 참가자들의 실력이 대중의 기대에 못 미쳤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참가자들의 인터뷰 영상에서는 “이번 시즌 재밌다”, “누가 잘한다” 등 납득할 수 없는 칭찬만 이어지니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언프리티 랩스타3’ 중간 투입 래퍼 결정전 / 사진제공=Mnet
‘언프리티 랩스타3’ 중간 투입 래퍼 결정전 / 사진제공=Mnet
고 CP는 시즌3 참가자들이 앞선 시즌에 비해 외향적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기싸움을 말한 듯 보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참가자들의 말 한마디나 표정 하나를 계속 반복거나 교차 편집하는 방식으로 드러났다. 육지담과 제이니의 대결 구도가 특히 주를 이뤘는데, 제이니를 비롯해 다른 참가자들을 무시하는 듯한 육지담의 자신감과 패기만 있고 실력은 없는 제이니의 자신감은 공감을 사기 어려웠다.

이번 시즌 가장 큰 특징은 영구 탈락 미션이 수차례 있었다는 것이다. 케이시가 단체곡 미션에서 최하위를 차지해 아예 음원과 뮤직비디오에서 빠져버린 데 이어 방송이 진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구탈락했다. 이어서 제이니가 떠나고, 중간 투입 멤버 쿨키드도 방송 내내 가사 실수만 하다 ‘언프리티3’를 떠났다. 참가자의 탈락과 영입으로 화제성을 노린 행보였겠으나, 참가자들의 역량이 대결을 지켜보는 시청자의 긴장감을 높이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언프리티 랩스타3’ 매드클라운, 양동근, 길 / 사진제공=Mnet
‘언프리티 랩스타3’ 매드클라운, 양동근, 길 / 사진제공=Mnet
한 가지 더 강수를 둔 것은 프로듀서 라인업. 단체곡 음원의 프로듀싱을 맡은 프라이머리부터 길, 쿠시, 산이, 딘, 마지막 트랙의 프로듀서 도끼까지 음원 강자라 불리는 인기 프로듀서들이 한데 모여 ‘언프리티3’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음원 성적 역시 역대 시즌 중 가장 낮았다. 1일 ‘언프리티3’의 세미파이널 두 번째 무대와 파이널 무대의 음원이 공개됐지만 음원차트 순위권 10위 내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바로 직전에 방송됐던 ‘쇼미더머니5’가 경연 음원으로 차트를 장악하고 ‘언프리티2’ 음원 역시 차트에 자주 올랐던 것을 비교하면 턱 없이 모자란 실적이다.

독함과 살벌함을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다. 이번 ‘언프리티3’는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을 증명했다. 만일 다음 시즌을 또 계획 중이라면, 시청자가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독함과 살벌함을 갖춘 ‘언프리티’가 되길 바란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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